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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대형병원, 비급여 진료비 고지는 ‘모르쇠’?

찾기 어렵고 검색 힘들고…복지부 “통합 링크 구축 중”

고객만족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꼽는 대형병원들이 비급여 진료비 고지를 통한 소비자의 알권리 충족에는 사실상 ‘모르쇠’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 대안으로 '비급여 고지 화면 통합 링크 페이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외면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들은 환자에게 징수하는 비급여 진료비용과 제증명 수수료 비용을 병원의 누리집 첫 화면에 표시하고, 병원 내에도 관련 내용을 비치해 고객들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비해야 한다.

하지만 주요 대학병원들을 조사해 본 결과, 누리집 첫 화면에 비급여 가격 안내를 표시하지 않은 병원들이 상당수였으며 표시를 해 놓았더라도 대부분은 하단에 작은 글씨로 명기해 찾기가 쉽지 않았다.

비급여 게시 화면에서도 구체적인 단어를 검색 해야만 세부 항목과 가격이 나타나는가 하면, 세부 항목을 나열해 놓았더라도 검색기능이 없어 몇 페이지에 이르는 항목을 일일이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격 게시와 관련해서도 세부 항목을 클릭하고 또 다시 마우스를 갖다대야만 비급여 가격이 팝업창에 뜨는 등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병원도 허다했다.

병원 간 비급여 가격을 비교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병원마다 항목 분류의 기준이 다르고 똑같은 단어를 검색해도 나오는 세부 항목들이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빈치’를 검색할 경우 A병원은 다빈치로봇수술을 간과 갑상선, 심장, 직장 등의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1000원 단위까지 고지했지만 B병원은 ‘다빈치로봇수술'이라는 한가지 세부 항목만 기재해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을 고지했다.

C병원의 경우는 검색기능조차 없어 일일이 페이지를 넘겨가며 찾아야 했다.

비급여 고지 의무화가 이처럼 형식수준에 불가해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복지부는 각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화면으로 넘어가는 통합 링크 페이지를 구축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 누리집의 비급여 고지 화면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와서 직접 클릭하면 병원의 해당 화면으로 넘어가도록 링크를 모으는 곳을 구축 중이며 이번주 내로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복지부의 대안에 시민단체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비급여 고지는 각 병원 간 가격비교를 통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데도 복지부가 실질적인 개선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는 “복지부가 소비자들이 비급여 진료 게시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분명히 얘기했지만 사실상 손 놓고 있는 상태”라며 “시술별, 질환별 비교가 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기준자체가 없으므로 표준화된 진료단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누리집 첫 화면에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경우에는 시정권고 후 15일의 행정 처분이나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단속체계는 부재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집 첫 화면에 비급여 진료비 관련 내용이 게시되어있지 않은 A병원 관계자는 “비급여를 아예 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누리집 첫화면 게재를 하지 않은 것이 법 위반은 아닌것 같다”라고 인지하며 “1면 게재는 계도 차원의 정책이므로 도의적인 문제는 될수 있어 바꿀 의향은 있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이같은 관리ㆍ감독의 문제와 관련해 “해당 시ㆍ도 내에서 시정명령을 하고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ㆍ도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행정처분 등이 이루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