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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수련의들 맘대로 진료실 드나드는 관행 개선돼야”

양승조 의원, 임산부·환자의 서면동의 의무화 입법 추진

“아무리 교육목적이라도 임산부·환자 동의 없이 수련의들 맘대로 진료실을 드나드는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

국회 국정감사 일정이 막바지를 치닫고 있는 가운데 양승조 의원(민주당)은 19일 임산부나 환자를 교육용 마루타로 취급하고 있는 의료계 관행이 시급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와 의료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양의원은 “병원 의사 앞이고 진료 목적이더라도 자신의 신체 일부나 치부를 타인 앞에 드러내야할 때는 누구나 주저하기 마련”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산부나 환자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진료실이나 진료과정에 레지던트 등 수련의나 제3자가 제멋대로 드나드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산부나 환자가 수치심 등 불쾌한 감정이 들지 않도록 동의 절차를 제도화하고 의료진의 세심한 주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양의원에 따르면, 수련의 등 제3자가 임의로 드나들게 됨으로써 임산부나 환자들이 느끼게 되는 불편 가운데는 임산부 진찰 과정, 분만 과정, 가슴 등 진찰 과정, 치질 치료 등 다양할 수 있으며 신체가 노출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질병이나 건강 정보 자체를 의사가 아닌 타인이 듣거나 보게 되는 상황 자체가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의원실은 인터넷 까페 해피마미 회원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산부인과에 가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때, 담당의사와 이를 보조하는 간호사를 제외하고 제3자(레지던트 등)가 환자의 진료실에 들어온 상태에서 진료를 받을 때 수치심이나 불편함을 느꼈는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185명 가운데 30명이 심한 수치심이나 불쾌함을 느꼈다고 답했고, 어느 정도 수치심이나 불편함을 느꼈다고 응답한 이가 68명이었다.
반면 38명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고 답했고, 49명이 잘 모르겠다고 했다.

또한 산부인과에 가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때, 아무리 교육목적이라 하더라도 제3자(레지던트 등)가 입실할 때에는 사전에 환자의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것이 어떠한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521명 가운데 동의 여부를 떠나 무조건 들어올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이 31표로 조사됐다.
들어올 수는 있겠지만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구하도록 해야한다는 응답이 473표로 전체의 90.79%를 차지했다.

하지만 교육목적이라면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12표,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응답이 3표로 나왔다. 잘모르겠다는 2표였다.
설문 과정에서 오히려 진료 과정에서 불쾌하고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않기 때문에, 수련의가 있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을 찾지 않는 임산부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도 확인됐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 가운데는 “출산 중에 여러 의사와 간호사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 자체가 너무 불편했다”, “여의사인지 남자 의사인지도 따지고 병원을 선택하는 데, 제3자가 참관까지 한다면 정말 스트레스가 급증할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하려고 수술실을 들어 갔는데, 레지던트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별도로 “특진비를 냈는데, 진료는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했다”는 이색 답글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양의원은 “실제로 제3자가 들어와 수치심을 느낀 경험이 있는 임산부들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경험을 겪었든 겪지 않았던지 간에 상황 자체에 대해 불쾌감을 느낄 수 있고, 또 무조건 들어올 수 없도록 하거나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양의원은 “임산부를 포함한 환자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병원의 숭고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만 임산부나 환자들의 감정과 인격도 세심하게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료시 의료 관계자 외 출입은 당연히 엄격 제한하고, 교육목적에 한해 수련의 출입을 허용하되, 이때에도 사전에 임산부나 환자의 서면동의를 반드시 구하도록 하는 입법적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