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가 오남용 및 음독 위험이 있어 특별관리 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민주당 천안갑)의원은 7일 식약청 국감에서 Doxylamine(독실아민), Diphenhydramine(디펜히드라민) 등 수면유도제가 일반의약품으로 지정돼 약물 오남용 및 음독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독실아민 석시네이트는 일반의약품으로 구분돼 있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여러 약국에서 약물을 다량 구입한 후 과용하는 경우가 많아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하는 약물중독환자에게 흔히 발견되는 약물 중의 하나다.
양승조 의원은 독실아민 석시네이트를 복용한 환자 중에서 근간대성 발작, 횡문근 융해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사망까지 보고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응급실로 내원하는 약물중독환자의 경우 자살의 목적 또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약을 복용하게 된 경우가 많아 이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는 의약품 오남용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1994년 ‘인제의학’ 학회지에 실린 보고서에서는 모 제약사에서 생산한 ‘독실아민’이 12세 여아가 자살 목적으로 복용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 여아는 1회 복용량 25mg의 25배인 25정(625mg)을 한꺼번에 복용한 후 병원에 내원했고, 선명한 환시, 환촉과 지남력 장애를 동반한 급성 섬망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양의원은 “이 사례에서도 보듯이 복용 금지 대상인 12세 여아가 아무런 제재 없이 쉽게 수면유도제를 25정이나 다량 구입해 한꺼번에 복용하는 사건이 있지 않았느냐”며 “이러한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아무것도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수면유도제는 임부가 복용했을 경우 태아에게 이행된다는 논란이 대립하고 있고, 의약품 재평가 과정에서 일본에서의 선천성 이상이 보고되어 있는 의약품이기 때문에 복약지도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식약청의 복약지도 사이트에서 소개한 ‘임신과 약물복용’이라는 책에서 디펜히드라민 성분은 ‘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소개돼있지만 허가반영사항에는 ‘임산부와 임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금기’하라고 명시해놓고 있다.
따라서 시중에 나와있는 수면유도제는 임산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복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양 의원은 “식약청이 혼란스러운 정보로 임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고 15세 미만의 학생들에게 자칫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라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의 수단 및 용도, 약물 오남용으로 너무나 쉽게 사용될 수 있는 수면유도제는 특별한 관리대상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