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승 권
다산경영정보연구원 원장
skmoon38@paran.com
의료계의 환경 변화
의학기술의 발달과 의료수요의 변화, 의료산업의 경쟁 심화 등 의료의 환경변화로 질과 서비스 경쟁, 평판이 의료기관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외적 환경변화요인으로는 의료시설의 고급화 및 인력의 공급 증대, 진료권 내 경쟁 심화, 의료분야에서 IT와 전자통신의 중요성이 증가되어 의료와 산업이 융합하고 사이버 의료, 유비쿼터스에 의한 u-healthcare, 의료기관 질관리 및 평가제, 고객의 알 권리에 대한 욕구 증대, 의료관광과 해외환자 유치 경쟁 등이다.
내적 환경변화요인으로는 경영혁신 마인드 강조, 성과평가제에 의한 조직 내 경쟁 심화, 업무와 의료정보화 능력 중시, 의료 신기술 도입과 연구개발 강화, 구성원의 팀워크의식 약화, 노사문제 갈등 등이다.
감성경영이란?
감성은 외부의 물리적인 자극에서 발생되는 감각으로부터 인간의 내부의 심리적 체험으로 더욱 적극적인 정서 상태(기쁨, 즐거움) 또는 소극적인 정서 상태(혐오, 분노)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즉 IQ는 이성, EQ는 감성으로 보면 된다.
다니엘 골먼이란 심리학자는 “인간은 이성(합리주의)에 호소함은 한계가 있고, 감성, 감정, Feeling에 호소해야 변할 수 있다”고 했다. IQ보다 EQ가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은 EQ 의존도가 70%, IQ 의존도가 30%이다. 과거의 권위시대에는 생산성이 100점 만점에 30점이면, 조직 내 분위기에서 칭찬은 60점, 인간존중은 70점, 따스한 감성경영으로 직원들을 우러러볼 때는 90점 이상으로 생산성이 향상됨이 선진국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다.
미래의 세계는 감성경영의 시대이다. “감성이란 개인의 내부 정신 작동과정과 외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한 심리와 행동에의 변화라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 인간의 경험과 본질적 능력이다. 적극적인 감성은 인간을 더 나은 삶과 학습을 하는데 도와주고, 부정적 감성은 인간의 삶, 학습, 건강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의료계의 감성 마인드
오감을 자극함이 중요하다. 첫인상에서부터 밝은 표정의 의료진과 코디네이터의 대면, 세련되고 맑은 언어로 전화나 직접 대화, 볼거리를 위해 한 폭의 서양화를 전시하여 평안한 실내 분위기 조성, 실내는 물론 홈페이지에서부터 정서음악으로 시작하고 따뜻한 전통차로 접대, 의약품 냄새를 최소화하기 위한 향기 공급, 환기, 채광 등 의료계의 이미지 자체가 감성과 직결된다. 인술을 다루는 데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슈바이처와 같은 의사, 나이팅게일과 같은 백의의 천사, 자원봉사와 도우미제도 등, 수술의 경우에도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지원인력의 팀워크와 오케스트라와 같은 하모니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성경영과 조직문화
조직문화는 지속적으로 변화가 되어야 한다. 만약 감성지능을 갖춘 리더가 조직의 일상적인 활동의 바탕이 되는 감성적 현실과 문화적 규범을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간다면 변화는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모든 구성원간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한다.
미국에서 컨설팅을 받은 한 병원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1990년대 말 미국의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개선 요구와 보험회사 및 정부로부터의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이 점차 증가하고,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는 병원의 업무 수행능력이 낮아졌다고 인식했다. 그 병원은 다른 의료기관에게 환자를 뺏기게 되었다.
리더십 차원에서 문제 해결방안은 조직 운영과 관리방식을 세밀하게 점검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우는 것이었다. 그들은 회계자료를 관리할 정교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의뢰했으며, 아웃소싱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부분은 모두 외주를 주었다. 또한 업무 효율을 얻기 위해 구성원들에 대한 인사이동과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
하지만 의료기관 운영진은 변화를 추구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것을 망각했다. 즉 조직의 감성적인 현실과 문화에 대해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성원들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하라고 할 때 너무 구태의연하고 부적절한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고무되기보다는 오히려 사기가 꺾이기만 한다.
그러나 리더들이 구성원들에게 의료기관의 실상을 제대로 투명하게 볼 수 있고 참여하게 하면서부터 변화는 제대로 된 과정을 밟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감정이 중요하며 조직의 문화가 바뀌어야 함을 인식하였고, 변화하는 방법에 대해 전 직원들이 토론할 수 있는 브레인스토밍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그 결과 추진력이 생기고 구성원들 사이의 감정적 기조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 결과 병원의 분위기는 한결 부드럽고 활기차게 되었고, 병원의 문화와 감성적 현실은 저항이 아니라 긍정적 에너지를 품는 쪽으로, 불화가 아닌 공감대를 형성하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조직체계가 능률적으로 바뀌고 이직률이 낮아지고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한국적 신바람경영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저서에서 물도 의식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한마디의 긍정적인 말이 기분, 분위기,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아름다운 생각과 음악도 그러한 원동력이 된다. 다양한 물 결정 사진을 찍기 시작하여 조사한 결과, ‘사랑과 감사’라는 글을 보여주었을 때 물은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을 나타냈다. 반대로 ‘악마’라는 글에서는 중앙의 시커먼 부분이 주변을 공격하는 듯한 형상을 보여 주었다.
인간에게도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슬픈 주파수를 내보낸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즐거워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밝은 빛의 진동수를 가지고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의 파동이,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시커멓고 사악한 파동이 일어난다. 한국적 정서를 통한 열정적인 한국적 신바람 운동으로 전 조직에도 감성바이러스가 전파된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의료계의 감성경영사례
환자나 환자 가족들은 대부분 신경이 예민해지고 긴장된 상태에 있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 의료계 구성원들은 기본적으로 감성으로 무장하고 교육을 통해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시골 할머니들의 경우 가정사와 같은 이야기도 들어주고 상담, 24시간 열린 서비스로 상시 대기, 진료의 대가로 김치, 생닭을 선물로 받으며 교감을 가지거나 퇴원, 생일의 경우 꽃을 선물하거나 SMS로 인사 메시지 발송 등과 전 직원이 한마음 체육대회, 건강걷기운동, 해병대 훈련, 야간산행, 서비스혁신 위한 일본 MK택시회사 견학하기 등이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병원에 한 심장병 환자가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환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심장을 이식받아야 했으나, 아직 마땅한 심장이 나타나지 않아 집에서 대기 중에 있었다. 그러다가 추수감사절이 되어 교통사고로 숨진 환자로부터 심장이 병원에 기증됐다. 병원 측은 대기 중인 그 환자에게 즉시 전화를 걸었다. 이식수술은 장기를 떼어 낸 즉시 이식을 해야 수술 성과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신호만 갈 뿐 전화를 받는 이가 없었다. 병원 측은 그 환자를 찾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이때 한 직원이 이런 생각을 해냈다. “아마 이 환자는 지금 친척집에서 칠면조 고기를 먹으면서 추수감사절 기념 축구 경기를 보고 있을 거야. 그러니 이 경기를 중계하는 TV방송국에 연락하여 TV 스크린 위에 자막으로 이 친구를 불러 보면 어떨까?” 다행히 이 생각은 적중했다. 그 환자는 누님 집에 초대되어 식사 후 TV를 보다가 자기 이름이 자막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병원에 연락했고 병원에서는 헬리콥터를 보내 결국 성공적으로 수술이 이루어졌다.
병원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상품은 의료 서비스이다. 심장이식 수술을 통한 좀 더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한 병원 측의 자세와 의지,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창조적 발상, 이런 것이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인 것이다.
싱가포르의 래폴즈병원은 심장병 수술과 최고급 서비스로 글로벌하게 평판이 높다. 하드웨어는 호텔시설 갖춘 병원, 그랜드 피아노 갖춘 로비, 8층에는 실내 정원과 폭포 등이 있다. 소프트웨어는 입주 수속과 진료접수 대행서비스, 동행가족을 위한 관광안내, 장기투숙자를 위한 APT 임대 등을 제공한다.
제일병원은 여성암센터 및 본관 리모델링 등 여러 가지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감성마케팅과’를 신설하고 고객 초청 와인기차여행 이벤트를 비롯해 우리 가족 건강비법 공모ㆍ프러포즈존 사진 찍어 주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쳤다. 직원들도 진료실 아로마 향초 피우기ㆍ아침 원두커피 제공ㆍ계절별 소품 비치ㆍ음료서비스 등 고객감동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 현장에 적용했다.
희연병원은 1992년에 설립되어 운영하였으나 2년 만에 60억의 부도로 폐업 후 2001년 직원 5명으로 거액의 부채를 안고 재기를 하고자 개원하였다. Nurse Station을 Service Station으로 개칭하였다. ‘인간의 존엄성’을 이념으로 하여 간호사는 환자의 신체를 구속하지 않으려 하고, 2시간마다 기저귀를 가는 것이 자유 배뇨를 막게 하므로 ‘탈 기저귀 운동’을 전개하고, 특별한 식사로 개별 식습관(선호, 기피, 섭취도)을 파악하여 ‘맛있다!’라는 감동 있는 식사로 ‘밥 세끼가 보약이다’라는 관점에서 영양사도 Ser- vice Station에 근무하게 하였다.
봉사인증센터를 설치하여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얻는 성취감과 긍정적인 마음은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힘을 키우고 인간의 존엄성과 연대감을 키우게 된다. 병원의 캐치프레이즈를 보면, ‘기억은 잃어 버려도 인생을 잃어버린 것은 아닙니다. 어르신이 긴 인생을 살아오시다 강 건너 저 세상에 가시기 전 마지막 맺은 인연이 우리 요양병원입니다.’
의료계의 감성경영 전략
첫째, 조직 내 감성바이러스가 충만하도록 한다. 즐겁게 일하는 구성원이 성과도 높다. 행복한 구성원이 생산성이 높은 일터를 만든다. 직장은 즐겁고 신바람 나는 일터로써 “구성원 = Idea Bank!”라는 의식으로 구성원의 창의적 의견에 경청하도록 한다. 어느 병원에서는 감성경영으로 구성원과 호흡을 항상 같이 하고, 칭찬을 자주 하고 깜짝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총 진료비의 1%를 직원에게 포인트로 환원,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한다. 또한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며 동고동락한다.
둘째, 위대한 리더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감정의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가장 중요한 시작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감정이 커지는 것을 주목하고 왜 그러한 감정이 나오는지, 어떻게 하면 감정을 기초로 건설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를 인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감정적 코드를 맞추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의 시대에 리더는 이러한 공감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리더는 감성지능의 4가지 영역, 자기인식, 자기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관리 중 하나 이상의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감성지능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조직의 공통적인 자산으로 개발될 수 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인, 주차관리, 청소와 경비 용역직의 조직 내 역할도 중요하다. 특히 감성적인 조직이 그대로 고객에게 서비스의 질로 표출되므로 중요하며, 일 중심보다 인간 중심의 리더십을 키워야 할 것이다.
셋째,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환자가 많이 찾는다고 방관하지 않도록 한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구성원이 되기 위한 자기계발과 학습, 지속적인 고객만족도 설문조사를 통해 환경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다시 찾고 싶은 의료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 내 감성역량 개발과 환자들을 위한 의료기술에 더하여 정성스럽고 충분한 설명, 고객을 위한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제공 등 부가서비스 개발에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