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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전자투표로 성공한 소청과, 선거문화 바꿀까?

“회원 화합 일등공신…보안강화 문제는 숙제로 남아”

최근 전 회원 전자투표제를 신임회장 선출 선거에 도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의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 방식이 향 후 의사회 회장선출 방식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자투표제, 신임회장 대표성 확보와 회원 화합에 일등공신!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는 이번 제 13대 신임회장 선거에서 회원 간의 화합을 다지고, 회장이 가지는 대표성을 더욱 굳건히 확보하기 위한 직·간접투표 혼용제를 실시했다.

그동안 소청과의사회는 각 지회 선임대의원에 의해 회장을 선출하는 간선투표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NIP사업으로 인해 불거진 집행부 총 사퇴 등의 파행 이후 회원들과의 화합을 도모하고, 회무에 대한 이해도 및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직·간접투표 혼용제를 선택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이 방식은 임기가 끝나가는 대의원이 뽑는 회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즉, 지난회기의 임원이 회장 선출에 관여한 이후 회무에서 빠지게 되면 새롭게 회무를 꾸리는 회장의 회무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이에 소청과의사회는 우선 전체 가입회원을 투표인단으로 정해 사흘에 걸쳐 전자투표를 실시하게 한 다음 이를 대의원표 30표로 환산, 기존에 시행해 왔던 각 지회 선임대의원 투표수와 합산했다. 단 투표가 가능한 회원은 지난 2년간 회비를 완납한 이들로 한정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총 2,014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1,351명이 전자투표에 참여했다. 67%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 결과는 대의원 30표의 의미를 가지고 전체 투표결과에 반영됐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즉, 여론에 충실한 당연한 결과라고 모두들 인정한 것이다.

이번 소청과의사회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위촉돼 선거를 총괄한 김인호 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 도입한 전자투표제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페드넷(pednet)’이라는 소청과만의 커뮤니티사이트를 지목했다.

페드넷(pednet)은 지난 2000년 개설된 소아과전문의 전용사이트로 국가필수예방접종에 참여해야 하는 대다수의 소청과전문의들이 가입해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김 원장은 “대부분의 회원들이 페드넷에 가입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이번 직선선거에 대해 발 빠르게 알릴 수 있었고, 투표율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선관위는 페드넷을 통해 선거 공지사항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사이트 내에 선관위 출석부, 회의실, 자료실, 투표실 메뉴를 개설해 선거에 대한 준비를 큰 어려움 없이 해나갈 수 있었다. 이런 환경은 선거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고취시켰다.

결과 중간누출 및 조작 등 보안강화 문제 숙제로 남아

김 원장은 그러나 이번 전자투표제 도입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며 이 선거제도가 가지는 맹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자투표제의 결과를 선거 당일까지 유출되지 않고, 조작되지 않도록 해킹을 방지하는 보완시스템의 확보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 의료계 각 단체에서는 간선제 등 선거문화 방식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 될 때마다 회원모두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가 그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보완상의 문제와 비용문제 등으로 도입을 꺼려해 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소청과처럼 하나의 통합된 사이트를 구축해 전회원이 의견을 공유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김 원장은 “소청과는 이번 선거에서 전자투표제의 보완문제를 페드넷 투표시스템 관리자와의 각서체결 및 선관위의 양심, 그리고 신속한 투표진행으로 해결했지만 이는 보완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아닌 만큼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제3업체에 전자투표를 의뢰해 보완을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부담이 따른다.

회원화합을 위한 선거문화의 전환과 이에 따른 비용문제,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아직 의료계가 고민해야 할 것은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