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사보노조ㆍ심평원 노조 ‘시국선언’ 동참

“경만호 회장은 의협을 정치도구로 만들 작정인가?”

공단 사회보험노조와 심평원 노동조합이 최근 잇단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또한, 22일 있었던 범의료계 시국선언에 대해서는 경만호 회장이 의료계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사회보험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동조합은 현 정부의 정책기조 비판 및 민주주의 퇴보에 대한 시국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건보공단 사회보험지부는 오는 24일 국회 야4당인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및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실련, 참여연대, 건강연대, 민주노총과 함께 국회 본회의관에서 이명박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시국선언을 발표한다.

공단 사회보험지부는 24일 국회에서 ‘MB 의료민영화 악법저지를 위한 시민사회ㆍ정당대표 100인 선언’에 참여, 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비판한다.

이날 시국선언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개인질병정보 공개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과 의료기관의 채권발행을 허용하는 ‘의료채권에 대한 법률안’과 외국의료기관에 대한 규제완화를 담은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의료기관 등 설립ㆍ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MSO(병원경영지원회사) 허용과 의료기관 합병과 건강관리서비스 시장화 등 의료민영화 정책을 지적하며 국정기조 변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동조합은 아직까지 정확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에는 공감을 나타내며 시국선언에 동참할 뜻을 분명히 했다.

심평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것은 확정을 하지 못했다. 다만,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과 함께 할지 아니면 민주노총과 함께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22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범의료계의 시국선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관계자는 “의사협회가 독자적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현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면서 일련의 분위기에 편승해 시국선언을 했다면 이해하겠다”며 “그러나 의사협회는 그렇지도 않다. 보수단체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에 불과하다. 과연 의협이 이번 시국선언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이며 정당성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실련은 “경만호 회장 집행부는 문제가 많은 것 같다. 들러리서서 정부로부터 뭐라도 하나 받으려는 것 같은 인상이 강하다. 전문가로서의 진정성이 결여돼있으며, 의협이 총대를 메는 재미있는 형국으로 그동안의 의협과 너무나 다르다”고 덧붙였다.

경실련 못지않게 사회보험지부 역시 범의료계의 시국선언에 문제가 많음을 지적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너무나 의도적으로 정치적이라는 주장이다.

사보노조 관계자는 “이번 시국선언을 보며 경만호 회장이 정치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경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굉장히 지원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대놓고 의협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씻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경 회장은 의료계를 정치적 악용 도구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며 “상황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의료계가 경만호 회장 한 사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만을 놓고 볼 때 의사협회를 정치적 기구로 만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매우 강하다. 이번 시국선언 역시 각계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의료계 전체를 욕 먹이는 행위”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