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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중소병원, 장애인 웹사이트 개편, “초 비상!”

장차법 시행, 중소종합병원 ‘근심’ 가중 “뜨거운 감자”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종합병원의 근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16일, 병원협회에 따르면 최근 장차법 시행에 따른 웹접근성 개편 작업에 100병상 이상 400병상 이하의 중소병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즉 100병상 이상 중소병원의 웹사이트를 장애인에게 불편하지 않도록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전면 고쳐야 할 입장에 빠졌기 때문이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홈페이지 운영의 인력 및 예산부족, 그리고 병원 자체의 경영난으로 중·소규모 종합병원들이 법 시행에 적지 않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업무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심지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이 후에도 이와 관련해 계속해서 시달릴 바에야 차라리 웹사이트를 없애는게 나을 것 같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고 관계자는 지적했다.

실제 본 뉴스 확인결과 수도권 내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웹사이트 담당자들로부터 사이트 개편에 따른 애로사항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300병상 규모의 서울의 한 종합병원 웹담당 관계자는 “올해 사용할 예산이 이미 다 짜여진 상태이고 지금 경기가 좋지 않아 더 이상의 경비확충은 불가능 할 것으로 판단돼 웹사이트 개편에 들어갈 비용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체텍스트 등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범주내의 것들만 손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법이 시행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종합병원에 우리처럼 중소규모도 포함될 줄 몰랐다. 지난번 협회에서 받은 한 번의 교육으로는 도저히 체계적인 접근을 하기가 어렵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소규모 종합병원 관계자도 “홈페이지 개발 및 관리업무를 혼자 도맡아 하고 있어서 다른일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신경 쓸 여력이 더욱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력이 부족해도 예산이 지원 되면 외주업체에 라도 일임해 준비를 하겠지만 전반적인 병원 경영이 어려운 때 최소 수천, 많게는 억대의 비용이 드는 이 작업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현재 무엇을 어떻게 손봐야 할 지 모르겠다는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누군가가 단속에 적발돼 어떤 경우 조심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예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웃지 못 할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법 개정이 시행되고 난 후 장애인 단체 관계자라는 사람으로부터 홈페이지가 왜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라며 항의성 전화를 받아서 놀란 적이 있다”며 “아직 준비가 부족해서 그렇다며, 원하는 것이 있으면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말로 이를 진정시키기는 했지만 상황이 이럴 바엔 차라리 홈페이지 없는 게 속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장차법 시행에 관련된 안내문과 웹 접근성 제고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일부 지방중소병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200병상을 가진 인천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장차법에 관련된 웹사이트 개편의 정보와 구체적인 시행령을 알지 못 해 인터넷을 뒤져가며 이와 관련된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이것이 시행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한 번 전달받은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병원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 관계자는 “정부부처가 병원에 대한 실상을 알지 못한채 100~1000병상 이상 까지를 모두 종합병원의 범주에 포함시켜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려한 탓에 발생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법안 시행의 주무부처가 행정안전부라면 병원을 관리할 의무가 있는 복지부는 계도기간 중이라도 협회 측에 자문을 구해 법이 시행되기 전 충분한 의견조율 등을 진행했어야 했는데 이를 등한시 한 채 시행일이 임박해서야 웹접근성 관련 설명회를 개최 할 것이니 회원들에게 알려달라는 말만 전달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협회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홍보자료 포스터, 그리고 리플렛을 만들어 꾸준히 배포했는데 이 부분만으로는 병원 측이 준비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고 말했다.

이어 “웹사이트 개편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홍보활동과 더불어 지방병원 명단을 받아서 웹사이트 개편에 대한 교육을 한 번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