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의과대학 김종연 교수(생리학교실)는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18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USA투데이 신문이 지난 25년간 가장 주목할 만한 책으로 꼽은 데릭 험프리의 ‘마지막 비상구: 안락사를 말하다’(원제 FINAL EXIT)를 번역·출간했다.
이 책은 1991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됐 때 ‘자살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란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김 교수는 안락사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주제가 무거운 이 책을 번역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금기시 돼왔던 존엄사(Death with Dignity)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논의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을 정도의 비참한 고통에 시달리고 치료행위가 소모적인 단순한 생명연장에 불과하다면 법에 의해서 엄격히 통제되고 실행되는 존엄사는 이제는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하지 않느냐는 것”이 김 교수의 변(辯).
실제 원 저자인 데릭 험프리는 저널리스트 출신으로서 존엄사에 대한 권리를 옹호하는 헴록협회 창립자라고 알려져 있다. 말기 암 때문에 고통 받던 첫 번째 아내로부터 ‘인간의 존엄성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생을 마감하게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분야의 연구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행복한 삶’ 만큼 ‘품위 있는 죽음’도 중요하다며 죽음을 개인적으로 통제하고 선택하려면 사려 깊고 명료한 계획, 적절한 문서, 좋은 벗들, 단호함,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