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잘 알지도 못하면서 MRI 찍자는 의사?

한 네티즌, 포털 토론광장 통해 비난…의료계 “안타깝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싼 진료비를 청구하기 위해 MRI를 찍으라는 의사에 대한 고발성 글이 올라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D 포털사이트 토론광장에 용진엄마라는 네티즌은 ‘정확히 무슨 종인지 모르면서 MRI 찍으라는 의사’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 네티즌은 이제 두돌이 갓 지난 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 한 종합병원 소아과를 찾았다. 그리고 간 김에 아이 몸에 난 여러 점 같은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이가 입원 후 의사는 아이 몸에 난 게 신경섬유종증인 것 같다며 뇌에도 그게 나있을지 모르니 MRI를 찍자는 것이다.

이에 네티즌은 “피부과에서 피부조직검사를 해봐야 정확하게 그게 무슨 종인지 알 수 있는데 그 검사도 하기 전에 추측만 가지고서 MRI를 찍자고 하는 것에 너무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래서 MRI 검사를 끝내 거부하고 퇴원 수속한 후 피부과로 가 조직검사를 하고 일주일 뒤에 결과를 보니 신경섬유종증이 아니고 황색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네티즌은 “신경섬유종증도 아니었는데 MRI 등 온갖 검사를 받았으면 정말 어떻게 됐겠느냐?”면서 “이런 식으로 진료비 비싸게 나오게 만드는 의사들에게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 네티즌 글을 읽고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하고 있다.

한국산악이라는 네티즌은 “만약 의사가 검사를 안하고 대충 넘어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심각한 병이고 그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MRI 촬영인력을 갖추지 않은 병원이 신속한 전원을 하지않아 환자가 마비상태에 이르렀다면 병원측의 과실이라는 법원 판결도 나온 바 있다.

서울고법(판사 이인복, 김성대, 견종철)은 “환자의 연령, 과거병력에 비추어 뇌경색을 의심할만한 충분한 정황이었으므로 그 확진을 위해 뇌 MRI 촬영이나 적어도 뇌 CT 촬영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야간에 뇌신경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MRI 촬영 인력을 갖추지 않은 피고 병원으로서는 신속히 야간에도 MRI 촬영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전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병원측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겨울심장이라는 네티즌은 “1% 의 가능성만 있어도 검사를 하는 곳이 바로 종합병원”이라면서 “의사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검사를 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네티즌은 “A 라는 증상이 보일 때 그것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 100가지라고 하면 몇 가지만 검사하고 이상 없다라고 판결을 내려야 하느냐?”면서 “결국 그 판단은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법리적, 도덕적, 경제적, 법적 판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즉 필요에 따라 의사를 욕하거나 매도하는데 쓰기 딱 좋다는 것이다.

겨울심장은 “병원에서 검사를 하자는 것이 화가 난다면 3차병원에 가지 말고 동네 병원 가서 '일단 지켜보고 별일 아닐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같은 너절한 위로나 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