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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진료지침서 (7판)

서울아산병원교육수련부

인턴진료지침서 (7판) 

 

  자 : 서울아산병원교육수련부

 

발행일 : 2006-01-15

 

  가 : 35,000원

 

  형 : 4X6배판

 

페이지 : 748

 

환자는 두려움과 희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의사가 자기들의 고통을 완화시켜 주고 병을 낫게 해 줄 뿐 아니라 안심시켜 주고 기운을 북돋우어 주기(reassurance)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의사가 충족시켜 주지 못할 때 불만이 생기게 된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의료계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보기가 어렵게 된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의사에 대한 환자의 정당한 기대가 무시되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환자의 진료와 돌봄(care)은 환자와 의사간에 개별적 인격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환자의 신뢰가 없으면 대부분의 치료 처치의 효과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신뢰하는 의사가 안심시켜주고 용기와 기운을 돋아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치료이고, 그것이 필요한 조치의 전부일 때가 많다.

완치(cure)가 불가능할 때가 많다. 이럴 때도, 의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환자가 가질 수 있으면 그 역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완치가 불가능하므로 이제는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고 말하고 보내 버리면, 환자는 의사가 자기를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드리게 되고, 자기는 더 이상 돌봄의 대상조차 못되는 무가치한 존재라고 오해하게 된다. 그런 환자가 의사를 떠나 온갖 종류의 사이비 의료 행위에로 현혹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완치만이 의사가 할 일 이라고 생각하는 의사 때문에 생기는 결과이다. 의사가 할 일에는 돌봄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돌봄을 통하여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질병의 상태, 기능장애의 정도에 따라 완치는 불가능해도 돌봄은 언제나 가능하다.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위해서는 환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를 잘 이해하여야 가능하며 환자를 한 "사람"으로 잘 알기 위하여서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때로는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조심스럽게 계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바쁜 일과 중에 이렇게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의 가치관을 파악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환자나 그 가족과 함께 모색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나 좋은 환자-의사 관계의 수립과 돌봄에는 불가결한 요소이다. 名醫는 완치뿐만 아니라 돌봄을 잘 하는 사람이다. 돌봄을 잘하는 의사는 사람과 의업을 사랑하는 의사이다.

우리의 고귀한 의업을 이어갈 젊은 의사들 위에 神의 가호와 축복이 함께 하기를 빌면서 글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