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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3색으로 풀어낸 ‘36계 경영학’ 출간

관리자

도서출판 연이. 값 9,800원.

 

연락처 : 02)596-0202∼4,  011-212-0202

 

 

최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손자병법 책자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삼 중국의 병법 전략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후진타오가 부시에게 손자병법 책자를 선물한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중국식 국가 경영전략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의 병법서에 대한 우리사회의 관심은 꾸준했지만 10여년 전부터 서구의 경영학 이론서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고리타분하거나 낡은 이론서라는 인식과함께 다소 퇴조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과 동아시아 국가들의역동적인 성장은 서구인들에게 동양의 경영이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손자병법 등 중국의 병서들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번역 출판돼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이를 연구하는 전문기관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3인의 전문가들이 중국의 병법서인 36계를 현대 경영학의 관점에서 풀어쓴 책이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36계 경영학'(도서출판 연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현직 산부인과 의사인 김창규 원장과 전 현직 대통령의 정치담당 비서 출신인 권기식 서울종합예술학교 명예학장, 한국 일보 중국전문기자 출신의 배영해 한증경제정보교류센터 대표 등 3인의 전문가들이 공동집필했으며, 저자들의 풍부한 경험이 녹아있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중국 병법서들이 중국 춘추적국 시대의 사례들을 위주로 집필돼 현실감이 떨어지고 구태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36계 경영학'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 기업들의 경영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역동적인 중국 경제현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정치 성공사례를 36계의 관점에서 분석한 대목은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36계는 손자병법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 병서의 결정판이다. 손자병법이 저자가 명확한 정통 병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 36계는 저자가 불명확한 비정통 병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

 

36계는 심리전이나 인간관계학 교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2천년 이상의 연륜을 지니고 있는 36계가 요즘들어 새삼 관심을 그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디지털' '경영과 리더십의 시대' '세계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21세기의 문명사적인 특력재편이 이뤄지는 국제정치 무대의 중심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중국식 경영술의 근간을 이루는 36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36계를 '2천년 이상의 세월 속에서 중국인들이 깨친 인간관계의 철학을 집대성한 이론'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단순한 기만술과 모략술을 넘어 고도의 철학적 경지를 내포한 책이라는 뜻이다.

 

36계는 전쟁의 환경과 피아의 실력차이, 사용되는 책략의 유형 등에 따라 여섯 부분으로 나눠진다. 승전계(시간과 자원이 유리할 경우 사용하는 전술) 적전계(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여 기회를 포착하는 전술) 공전계(피아간 능력을 파악한 뒤 적절한 계책을 마련해 직접 공격하는 전술) 혼전계(적이 눈치 cowl 못하게 허를 찔러 교란하는 전술) 병전계(속임수를 이용하는 적을 곤경에 빠뜨리는 전술) 패전계(최악의 경우에 사용하는 비정통적인 전술)가 그것이다. 여섯 부분은 각각 여섯 개 책략으로 세분돼 모두 36가지 전술을 구성한다.

 

36계의 백미는 마지막 책략에 해당하는 '주위상'이다. 한 마디로 세가 불리하면 도망하라는 이론인 데 흑자는 도망도 전술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도망이야 말로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고급 전술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도망은 무조건적인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작전상 후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의미한다. 이 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92년 대선에서 패한 뒤 영국 유학을 간 것을 주위상 전술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분석하고 있다. DJ에 대한 뿌리깊은 경쟁의식에 사로잡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집권 초기에 DJ가 국내에 남아서 정치를 했다면 1997년 대선에서의 승리는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92년 대선에서 함께 출마했던 정주영씨가 국내에 남아있다 몰락했던 것과 대비한 것이 눈에 띤다.

 

하이얼, 렌샹, 궈메이 등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주도한 민간 기업들의 성공적인 경영전략들을 상세하게 소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신흥기업들이 36계 경영전략으로 무장해 서구의 대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해나가는 과정을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대중국 비즈니스의 반면교사 역할도 하고 있다. 분위기에 휩쓸린 '묻지마'식 투자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철수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 기업들의 투자태도와 대비되는 중국식 경영술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중국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인과 관료, 정치인,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에게 두루 읽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진실 이상의 위대한 절략은 없다' 라는 말을 하면서 단순한 책략서를 넘어선 전략 지침서를 만들려고 노력했음을 강조한다.

 

공동저자인 김창규(연이산부인과 원장)는 '인간미이라'라는 책을 써서 화제를 일으켰던 저명 산부인과 의사이고, 권기식씨(서울종합예술학교 명예학장 겸 중국 장춘대학 객좌 교수)는 한겨례신문 기자를 거쳐 청와대 청치국장, 노무현 대통령후보비서실 부실장, 한양대 연구교수 등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전략통이다. 배연해씨(한중경제정보교류센터 대표)는 한국일보 기자출신으로 중국 길림성 길림시 경제고문을 맡고 있는 중국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