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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협타협 거부로 ‘의·한 갈등’ 장기전 돌입

김재정 회장, “의료일원화 밥그릇 싸움 아니다”

한의사협회가 의료계와의 원만한 타협을 바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김재정 회장이 타협 불가 의사를 밝혀 ‘의·한 갈등’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의협 김재정 회장은 18일 충남 천안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57차 충청남도의사회(회장 김병기)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한의협 공문 수령 사실을 밝히고 한의협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의료일원화 추진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날 총회에서 김 회장은 “서울에서 내려오는 동안 사무국으로부터 한의협의 공문 수령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이번 공문으로 달라질 상황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사안은 절대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 기회에 한약의 위험성을 밝혀야 한다는게 의협의 입장”이라고 말해 사실상 한의협의 대화 요청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특히 김재정 회장은 의료일원화 문제를 언급하며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의료일원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올해를 의료일원화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의협이 한방 자체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의료일원화를 통해 근본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임기 안에 한국의료일원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금년 내에 토대를 만들 것”이라면서 “여러 가지 한약 독성분석 사업 등을 통해 보약에 대한 국민의 의식구조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의사회 대의원총회에서는 한방의료 성토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단호한 발언이 쏟아졌다.
 
김병기 충남의사회장은 “정부가 한방공공보건사업의 일환으로 20개 보건소에 어혈관찰용 현미경을 보급하려 했다”면서 “이는 정부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현미경 판매업자와 한의사들을 위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려 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의협은 다음주 중 한의협 공문에 대한 공식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재정 회장의 총회에서의 의료일원화 추진 발언을 감안하면 한의협 제의를 수용하기는 힘들 것 으로 보인다.
 
한편 의협의 타협 거부가 사실상 확인된 단계이므로 양 단체의 ‘의-한 갈등’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의협을 중심으로 ‘의료일원화’ 추진의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고 내개협이 주도하고 있는 ‘범의료한방대책위’에서는 22일 첫회동을 통해 구체적 실천방안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방대책위는 한의계의 대화요청에 불구하고 ‘한방부장용 앙케이트 조사’, ‘한의사들의 부적절한 의학상식 전파’, ‘유명 한의원 약 분석’, ‘한의대 교과과정의 분석’ 등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한약으로 인한 피해사례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한편 한의계는 그동안 개원한의사협의회가 선봉으로 내과의사회와의 첨예한 대립을 보였을 뿐 한의사협회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가 의협측에 화해를 제의했기 때문에 타협이 깨진 상황에서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한의계는 종래 내걸었던 한방포스터와 의계가 제시한 ‘한약의 허구성’ 책자에 대한 반박 등을 더욱 강도 높게 밀고 나오면서 정·관 관계 접촉을 통한 ‘숨겨둔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하튼 ‘의한 갈등’은 이제부터 더욱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국민과 여론은 양단체의 이전투구식 싸움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정태 기자 (hopem@medifonews.com)
200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