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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의료현장 현실 반영한 신중한 정책 요청

대구광역시의사회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와 이를 근거로 한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보다 신중한 접근과 재검토를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이는 미래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1. AI 생산성 향상에 대한 폭넓은 고려가 필요합니다.

정부 추계위원회에서 AI에 의한 의사 생산성 향상을 6%로 예측한 것은 아쉽게도 현재 기술 발전 속도와 해외 사례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국제 연구와 전문가 보고서들은 AI로 인한 의료 생산성 향상 수치를 12~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OECD가 발간한 ‘인공지능과 보건 인력 보고서’에서도 AI가 2030년까지 전체 의료인력의 행정 업무 중 최대 30%를 자동화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미 의료 AI 도입이 활발한 미국에서는 의료기관의 90%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그 효율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을 고려할 때, 의료 생산성은 상당 부분 향상될 것이며, 이로 인해 의사 부족 인력이 최소 6000명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현장 전문가의 의견은 면밀히 검토돼야 할 것입니다. 의료 이용 행태의 변화, 의료진의 근로 한계, 그리고 인구 감소 등 미래 의료 환경의 중요한 변수들이 정부의 추계에 보다 객관적으로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2. 의대 증원 논의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병행돼야 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의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역 간 의료 불균형과 필수의료인력 부족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 수만 늘리는 접근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인력의 이탈을 초래하는 저수가 구조, 과도한 형사·민사 책임, 감당하기 어려운 노동 강도 등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합니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은 채 증원만 추진된다면, 오히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지역 의료 및 필수의료 분야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 논의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질적인 의료 시스템 개선 방안과 함께 심도 깊게 이뤄져야 합니다.

3. 충분한 교육 인프라 확보가 국민 건강권 보호의 전제 조건입니다.

의학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과정이며, 졸속으로 추진돼서는 안 됩니다. 교육 인프라와 수련 환경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급격한 정원 증가는 의학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미래 의료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권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 정권에서도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했음을 상기하며, 미래 의사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도록 최적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에 대구광역시 의사회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정중히 제안드립니다.

1. 과학적 근거와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재검토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2. 의료계를 배제한 일방적인 정책 추진보다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3.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구조 개혁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선행된 후, 증원 논의가 이지기를 제안합니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국민 건강권 수호와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대구광역시 의사회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건강하고 발전적인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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