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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대만은 이미 AI 검진 선진국, 국내도입 위해 나아갈 길은?

대한검진의학회 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암 발생 대비 사망률이 주요국들 대비 최저 기록을 가능케 한 한국의 국가검진사업이 이제는 AI 검진 도입을 위한 데이터 통합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대한검진의학회가 지난 8월 31일 SC컨벤션센터에서 제34차 학술대회 및 제29차 초음파연수교육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대한검진의학회 박창영 회장, 정은행 의무이사, 이민영 학술이사, 이창석 학술위원장 등을 비롯해 국립암센터 양한광 병원장도 함께했다.

정은행 의무이사는 내시경 소독교육이 실제 현장에서는 잘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인원 수용 한계와 집중등록 현상으로 인해 평가에서 미흡 판정이 발생할 수 있어, 학회 간 협력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의무이사는 “내시경소독이 미흡했던 기관이 500여곳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소독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라 절차나 서류 제출에 누락이 많았다”면서 “여전히 학회에서 소독 교육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만여명이 넘는 소독 실무자들이 교육을 받으려면 한번에 1800여명이 교육을 받아야 하고, 실제로 필요한 실습방의 50~60%밖에 마련되지 못한다. 또 3년에 한번씩 주기가 돌아오는데, 마지막 한 해에 몰려서 등록을 하게 되면 강의가 마감돼 실습교육 미달로 인한 ‘소독 미흡’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어 국민들에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검진의학회 소독위원들이 위대장내시경학회 소독지침을 만들기도 했고, 이미 소독 교육까지 검증이 됐다”며 “검진의학회도 함께해 소독교육이 이뤄지면 보다 효율적인 교육은 물론 국민들의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유방 초음파 핸즈온이다. 이민영 학술이사는 “여성암 중 1등이 유방암인만큼 유방초음파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올라갔다. 보통 유방 초음파는 모형을 통해 강의했지만 우리 학회에서는 실제 환자를 모셔서 핸즈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술이사는 “모형으로 핸즈온을 하면 환자에 대한 스캔법 등 세부적인 것이 많이 다르다. 학회의 인지도도 많이 올라가 모델께서도 선뜻 해주기로 하셨고 유방전문 영상의학과 교수님이 정확하게 스캔하는 법을 설명해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해외 암 검진 학술대회를 다녀온 이창석 학술위원장은 해당 행사에서 주목할만한 강의 내용도 공유했다.

이 학술위원장은 “대만은 정부와 민간이 긴밀히 협력해 인공지능을 건강검진에 적극 도입,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미 AI 판독 지원, 개인 맞춤형 검진이 실현 단계에 도달했고, 정부는 예산, 제도를 지원하고 민간은 기술과 서비스를 혁신해 균형있게 발전하고 있다”며 “대만은 아시아에서 미래지향적검진을 선도하는 나라로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개별병원의 노력에 의존하는 수준이다. 

이 학술위원장은 “공단검진 중심 속 AI 도입은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고 있고, 국가 전략도 부족하다”면서 “이대로면 격차는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AI 건강검진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보건의료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민간과 함께 나서서 강력한 정책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지속가능한 국가검진사업을 위한 자료 구축 등을 암검진사업부에서 준비하고 있다. 폐암에 대한 저선량CT는 물론 한창 논의되는 대장내시경 도입 등 암종별로 고도화 단계를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AI 동원을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가 모여야 한다”며 최대한 많고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단에서 하는 검진 외에도 다른 검진이, 보험에 포함되지 않은 환자들의 데이터 수집 방안도 고민할 시점이다.

더불어 “전국민 건강검진 참여 순응도가 70~80%대까지 올라왔다. 덕분에 암이 일찍 발견되고, 치료 성적도 좋아졌고 사회적 비용도 좋아졌다. 나머지 20~30%에 속하는 분들에 대한 순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계획이 필요하다”고도 제안했다. 

대국민 홍보 방안도 제안했다. 양 원장은 “국가암지식정보센터의 정보전달 방식도 변해야 한다. 단순히 암에 관한 자료만 모아놓고 피동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며 “근거가 부족한데도 언론을 통해 암과 관련된 자료가 실리는 경우가 있다. 이에 유관 학회가 참여해 9월 무렵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