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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고혈압부터 심부전까지…주요 심혈관질환 진료지침 총망라

2024 IMCVP, 심혈관질환 관련 가이드라인 현황 공유 세션 마련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의 국제학술대회 IMCVP 2024가 2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심혈관질환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주제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심부전에 대한 진료지침에 대해 알아보는 세션으로 시작했다.

첫 순서로 고혈압에 대한 현재 지침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가 발표했다. 박교수는 고혈압 관리에 있어 기존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새 연구결과가 반영된 2023년 ESC의 진료지침을 바탕으로 강의했다. 박 교수는 해당 지침이 환자의 개별 위험도와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S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진료실 혈압 기준이 기존과 동일하게 140/90mmHg 이상으로 유지되며 치료 목표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130/80mmHg 미만으로 설정된다.

특히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단계별 약물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다. 먼저 초기치료에서는 고정 복합제로 시작하며, RAAS 억제제(ACEi 또는 ARB) + CCB 또는 이뇨제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또 이후 필요 시엔 세 가지 약제를 병합해 사용하고, 레지스턴트 고혈압 환자에게는 스피로노락톤 등의 기타 이뇨제를 추가해 사용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는 수축기 혈압 목표를 130~139mmHg로 설정하며, 모든 연령대에서 이완기 혈압은 70mmHg 이상으로 유지한다. 심박수가 높은 환자나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베타 차단제를 추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SC 지침에서는 약물치료 외에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고 했는데,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나트륨 섭취를 하루 5g 미만으로 줄이고, 칼륨 섭취를 늘린다는 내용과 규칙적 운동과 체중 관리, 금연, 절주를 권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특정 환자군별로는 당뇨병 환자에게 RAAS 억제제와 CCB를, CKD 환자에게 단백뇨 여부를 고려한 RAAS 억제제 사용을 권장하며, 심부전 환자에게는 베타 차단제와 RAAS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제안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끝으로 고령 및 취약 계층에 대해서는 부작용 위험을 줄이기 위해 초기엔 저용량으로 치료할 것을 강조하며, 이들 환자군의 약물 조합 및 용량 결정에 신중할 것을 권고했다.

두 번째 순서로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가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환자 개별 위험도에 따라 LDL 목표를 설정하고, 스타틴과 같은 약물을 중심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산성 콜레스테롤 등 대체지표 활용이 미래 치료 방향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신곤 교수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주요 목표는 LDL-C 수치를 낮추는 것이다. 이에 국내외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 질환 위험도에 따라 LDL-C 목표치를 설정하며, 환자 개별 상황에 맞춘 집중적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주요 가이드라인의 목표치를 비교했는데, 그 결과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LDL 55mg/dL 미만, 주요 위험 요소가 3개 이상일 때는 50mg/dL 미만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ESC 역시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55mg/dL 미만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며 일본 당뇨병학회에서는 LDL-C 70mg/dL 미만을 권장하며, 고용량 스타틴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ACC에서는 특정 LDL-C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었으며, 고위험 환자에게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LDL-C 외 지표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유럽 연구에서 ApoB와 비산성 콜레스테롤이 LDL-C보다 더 나은 심혈관 위험 예측 지표라는 결과를 제시했다”면서 “한국에서는 이러한 지표를 포함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도입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가이드라인은 치료 목표 설정과 약물 선택 시 임상의와 환자 간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한국에서는 LDL 수치 목표 설정에서 임상의와 환자 간의 논의가 부족한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고 전했다.

세 번째 연자로는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병완 교수가 나서 국내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목표를 HbA1c 6% 이하로 설정하는 한편,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기적인 혈당 모니터링과 환자-의료진 간 협업을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약물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약물 특성을 고려해 유연하게 적용하며, 목표치 달성이 어려운 경우 약물 조합 및 용량 조정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한국 당뇨병 치료의 통계는 대한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당뇨병 약물 치료율은 10.6%로 증가했는데, 이는 대한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잘 이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당뇨병학회의 내년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는 병용 요법과 목표 지향적 치료를 2025년 지침의 핵심 주제로 선정했다”면서 “미국처럼 빠르고 효율적인 연례 갱신 방식을 도입해, 지침의 최신성을 유지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당뇨병학회의 지침은 단순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넘어, 한국형 당뇨병 관리 모델을 정립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순서로는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가 심부전에 대한 현재 진료지침에 대해 강의했다. 

박성미 교수는 “심부전은 좌심실 수축기능에 따라 HFrEF(40% 미만)와 HFpEF(50% 이상)로 분류되며, 각각 다른 치료 전략이 요구된다. 현재는 HFrEF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높은 용량의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심부전 환자의 동반 질환(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관리가 중요하며, 환자의 특성과 위험 요인을 반영한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성별에 따른 심부전의 발병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치료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향후 가이드라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철 결핍 치료와 특정 심근병증 치료제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진행 중인 임상 시험과 연구는 심부전 관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심부전은 더 이상 단일 질환으로 볼 수 없다. 심부전에 대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관리가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