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이 마련됐으며, 2월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에 들어간다.
이번에 마련된 치료지침은 최근 소아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대응을 위해 마련됐으며, 특히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이 생겼을 때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이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져 의료진들이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에서는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김현희 이사장(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과 양현종 총무이사(순천향의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만나 이번에 마련된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과 관련해 이전 치료지침 대비 어떠한 점들이 개선됐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 개정판’이 마련됐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과 의의 부탁드립니다.
A. [양현종 총무이사]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중국발 폐렴 또는 과장과 공포가 섞여 괴질이라는 오해가 있는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매 3~5년 주기로 계속 유행을 해왔던 대표적인 소아청소년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지역사회 획득 폐렴입니다. 그래서 저희 의사들은 올해 유행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희들이 2019년도에 진료지침을 개발했을 때에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건강임상연구’ 과제비를 따서 개발을 진행했었습니다. 우리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소아감염학회 등 여러 관련 학회들이 모여 다학제로 연구를 진행했었습니다.
문제는 그때만 해도 진료지침의 근거가 될 논문 등이 부족해 2차 약제에 대한 정확한 ▲사용 기준 ▲사용 용량 ▲사용 기간 ▲주의사항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들이 부족한 상태로 마련됐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치료지침은 질병관리청에서 앞장서서 관련 부처·전문가들을 모아 일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의 고시도 바뀌고 관련 정책들도 개선됨으로써 지침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회적 이슈가 생겼을 때에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범적인 사례라는 생각이 들며, 이 덕분에 과거에 치료지침 등을 마련할 당시에 부족했었던 근거들을 보완함으로써 좀 더 안전하고 표준화된 치료지침을 만들어 보급하게 됐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 개정판’을 제정·마련하게 된 이유·계기는 무엇인가요?
A. [김현희 이사장] 우리 학회가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을 만든 이유는 3~5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한 번 유행하면 환자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는 주로 학동기와 학동기 전·후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지역사회 획득 폐렴입니다. 학교·학원 등에서 단체생활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 환경을 생각하면 금방 전파·확산될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특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세균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하려면 항생제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에 마크로라이드 항생제가 기본적으로 사용되는데, 오랜 기간 사용하다 보니 내성이 생겨버렸습니다. 우리나라는 내성 빈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즉, 우리나라 의사들은 다른 나라들 대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대항할 무기가 없어진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최근 소아청소년과 일차의료 시스템 붕괴로 인해 소아청소년 연령층의 건강과 복지 측면에서 많은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저희 학회와 질병관리청은 적어도 폐렴 치료만이라도 전국 어디서나 표준화된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고자 노력하고자 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와 관련 사용법 등을 마련함으로써 임상의들이 개개인의 경험에만 의존해서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되고 체계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자 이번 치료지침 개정판을 제작·마련하게 됐습니다.
Q. 이번에 마련한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 개정판’은 어떤 내용·특징을 담고 있나요?
A. [김현희 이사장] 이번 개정판에서는 1차 치료제로 호전되지 않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 사용하게 되는 2차 치료제 중 안전성과 효과 측면에서 최선의 치료제를 권고하는 한편, 환자의 상태에 따른 대체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2차 항생제를 소아에게 사용하기에는 연령 제한이 걸려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퀴놀론 제제의 경우에는 18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고, 테트라사이클린 제제는 12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보건복지부의 고시가 개정되면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에 사용되는 기본 항생제인 마크로라이드를 3일 정도 사용 후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연령 제한 없이 2차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이번 개정판에서는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대해 연령 제한 없이 2차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 임상의가 판단해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과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 등의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와 퀴놀론계 항생제 중 하나를 경구 치료하고, 해당 약제들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토수플록사신(경구)’을 사용하도록 하며, 경구 투여가 어려운 경우에는 레보플록사신 주사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관련 지침이 정확히 갖춰지지 않으면 의료진들이 환자 진료 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한 적정 사용 용량·기간을 비롯해 병용 약제·식품 주의사항을 포함한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을 업데이트했습니다.
Q.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 개정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나 특이사항 등은 없었나요?
A. [양현종 총무이사] 저희가 이번 치료지침 개정판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최근의 국내외 근거 자료들을 참고했습니다.
미국의 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풍토병과 같은 진드기 매개 질환과 관련해 질환을 치료하려면 독시사이클린 제제 외에는 마땅히 쓸 만한 약이 없어 본래 걸려있던 연령 제한 해제와 안전성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을 드리면 독시사이클린을 처방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시사이클린의 연령 제한 해제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했더니 과거에 사용했던 ‘테트라사이클린’에서는 치아 착색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던 것과 다르게 독시사이클린에서는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 내용인데요.
이러한 자료들을 근거로 개정판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2차 항생제의 연령 제한과 관련해 정부와 전문가들을 설득하거나, 안전성 관련 근거 확보 및 치료지침 개정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번 지침 개정은 질병관리청 산하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의 요청에 따라 유관 학회와 전문가들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쟁점이나 어려움은 없었으며, 오히려 일반적인 지침 개정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이나 지연 등을 생각하면 이번 지침 개정은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장님께서 모든 회의를 주재하시는 등 적극적으로 앞장서주셨고,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심사평가원 등에서도 국장급 공무원들이 참석해 전문가 의견이 합의되면 바로 수용해주시는 등 열정적으로 임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이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약제에 대한 기준이나 승인 범위가 개정되지 않아 지침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전문가의 의견들이 별 어려움 없이 반영됐으며, 지침 개정에 앞서 정부의 정책과 학회의 지침 간 충돌이 생길만한 부분을 고시 개선 등을 먼저 해결해주셔서 지침 개정이 일사천리로 이뤄졌습니다.
또한, 교육부를 통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이 다시 강조되고 방학에 들어가면서 환자 증가 추이는 한풀 꺽인 것으로 생각되나, 방학이 끝나고 학교생활이 다시 시작되면 환자 발생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침 개정에 적극 협조해주신 질병관리청과 호흡기감염병 합동대책반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 식약처, 교육부, 심사평가원에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Q. 향후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에 대한 추가·보완·개정 계획·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양현종 총무이사] 현재 문제가 되는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항생제 치료 부분에 대한 개정이 이뤄진 만큼, 다음에는 진단/예방/치료 후 관리에 대한 지침을 추가 개정하려고 합니다.
오는 3월부터 관련 지침 개정에 착수하며, 질병관리청 지원으로 2024년 1년 동안 지침 개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최근 진단 관련 신기술 등 신의료기술들이 많이 나오거나 의료기술들이 개선·발전돼 아마 방대한 내용들이 마련·개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의료계나 정부 또는 국민들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김현희 이사장]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는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 분야의 진료·연구·교육을 담당하는 유일한 전문 학회로서, 1987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알레르기질환 및 호흡기질환의 치료와 건강 향상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문적 발전과 진료 역량 강화 및 대국민 홍보 사업 등을 통해 국내 및 국외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