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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보건소장 비의사 임용 확대 부작용 우려된다

젊은의사협의체는 보건소장의 비의사직군 임용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지역보건법 개정안’의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한다.

기존 지역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 보건소장을 우선 임용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을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보건 직렬의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다. 

이에 대해 12월 8일 국회에서는 의사를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 임용할 수 있는 직렬을 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약사로 확장하는 것을 골자로, 그리고 이를 시행령에서 지역보건법으로 격상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했다. 

즉, 지금부터는 한의사 등 의사가 아닌 이들이 보건소장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혹자는 “왜 의사를 보건소장으로 뽑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의사가 지차제의 예방사업 중추인 보건소의 소장이 되어야 하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함께 이겨냈던 코로나19 팬데믹 사례를 통해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절기별로 만연한 인플루엔자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지역별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결핵과 쯔쯔가무시 등의 전염병 확산 방지와 예방을 통해서도 우리는 매년 알 수 있다. 

팬데믹과 전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예방과 보건 전문성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증대되고 있는 지금, 의사가 보건소장이 아닌 보건소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어쩌면 제2의 코로나19가 도래했을 때, 위기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의사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전국 보건소장 중 258명 가운데 의사가 106명으로 41%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이야기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건소에서 의사를 구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했는가를 고려한다면 의사가 부족하다는 점이 근거로 쓰이기에는 회의적일수 밖에 없다. 

실제 지역의료 현장에서는 의사를 보건소장으로 임용하기 위한 노력이 사실상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각지의 지자체에서 보건소장 모집 공고를 제대로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무원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보건소장에 의사가 아닌 공무원을 승진시킨다는 말이 돌기도 한다.

그렇다면 개정된 법으로 인해 임용된 보건소장에게 의료전문지식과 행정 경험 모두가 부족하다면, 과연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이는 단순히 사업 성과가 떨어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장 보호해야 하는 의료취약계층과 무의촌 거주 주민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보건소 사업과 예산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직역간 이해관계로 인해 강압적으로 시행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방 난임 사업의 경우 가장 기본적인 이중맹검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았으며, 대조군도 부정확한 증례보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전개했다는 이유만으로 근거가 입증돼 보건소 내 사업 확장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의료 지식을 취득하기 어려워 의료 주체성이 부족한 지역 주민들을 현혹하는 결과를 낳아 건강을 위협하는 악수가 될 것이다.

젊은의사협의체는 의사가 보건소장을 함으로서 지역사회의 질병 예방과 대응에 가장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에, 문제의 해결책은 의사를 대체하여 타 직역군으로 보건소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환경 개선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늘리는 것을 안다. 

이에 본 협의체는 각 지자체에서 국가 운영의 보건의료기관이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전문성을 가진 의사를 보건소장을 임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더하여, 의사 임용이 어려운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본 협의체는 이에 대해 적극적인 도움과 협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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