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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비급여 부담’ 안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 “치료제 접근성 개선해야”

삼중음성 유방암, 높은 재발률과 전이 비율, 사망률로 예후 좋지 않아
비급여 치료제 문턱 높아…키트루다·트로델비 급여 검토 진행 중

높은 재발률과 전이율사망률로 환자들의 불안이 큰 삼중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의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위해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이에 정부는 합리적인 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 여성의 삶을 위협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삼중음성 유방암의 현황과 위험성, 최신 치료와 한계에 관해 논의됐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면서 조기 발견 시 호전 가능성이 높아착한 암이라 불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체 유방암 중 11%의 비중을 차지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른 아형의 유방암보다 젊은, 주로 30대 이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조기(1~3) 환자 2명 중 1명이 재발을 경험하고, 3~5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하는 환자가 과반수를 넘나든다. 게다가 다른 유방암 아형 대비 뇌, 폐 등 내장 기관 전이 비율이 높고, 전이가 되면 생존 기간이 13개월에 불과하는 등 예후 차이가 크다.

 


문제는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그리고 HER2-수용체가 발현되지 않아, 다른 유방암과 달리 여러 호르몬 치료나 트라스투주맙 기반의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제한적인 효과와 잦은 내성 발생, 낮은 반응률이라는 한계가 있음에도 항암화학요법이 삼중음성 유방암의 표준 치료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면역관문억제제인 MSD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로슈의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아스트라제네카의 PARP 억제제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길리어드사이언스의 Trop-2 표적 항체-약물 접합체(ADC)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 등 화학요법의 치료 효과를 개선한 치료제가 도입됐지만, 환자에게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급여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정작 환자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는삼중음성 유방암은 수술 전 항암치료로 유방암이 다 없어지는 게 중요하다. 치료를 해서 암이 완전히 없어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사이에 장기 예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환자가 오면 실비보험이 있는지, 그리고 5천만 원 정도 쓸 여력이 있는지 환자의 경제 조사부터 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새로 도입된 치료제가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어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삼중음성 유방암을 겪는 환자들은 비급여 치료제에 대한 문턱이 높아 좋은 약이 있어도 제대로 써 볼 수 없거나, 스스로 치료를 포기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삼중음성 유방암 환우회우리두리구슬하나’ 이두리 대표는트로델비 작은 병 하나에 천만 원 이상이 들고, 2100만원 정도를 내야만 한 사이클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근데 여러 번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거의 억대의 금액이 발생돼 환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없다, “최근 병원에서 트로델비를 권유 받았지만, 큰 비용을 내고 치료 받을 수 없어 서명 후 퇴원해 호스피스 완화병동에 갔다는 환우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나도 쓸 수 있겠다고 기대했지만, 비용적인 부담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는 환우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치료는 환자의 선택이 아니라 의사가 정해주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의사조차 비급여 약제에 대해 필수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하게끔 하는 부분이 안타깝다, “많은 환자에게 유일한 대안인 좋은 신약이 급여화가 빨리 돼 많은 환우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로 사용할 수 있기를, 교수님들이 고민하지 않고 항암을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키트루다와 트로델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검토가 진행 중이다. 키트루다는 급여 확대, 트로델비는 신규 등재 건으로 신청된 상태다.

 

앞서 키트루다는 2021년 7월, PD-L1 발현 양성(CPS 10 이상)의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TNBC 환자의 1차 치료이자 고위험 조기 TNBC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무진행 생존기간(PFS) 9.7개월로 화학요법의 5.6개월 대비 질병진행 및 사망위험을 35% 낮췄고, 전체 생존기간(OS) 23개월로 화학요법 16.1개월 대비 사망위험을 27% 감소시켰다.

 

트로델비는 지난 5월, 이전에 두 번 이상의 전신치료를 받은 적 있고, 그 중 한 번은 전이성 질환에서 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TNBC 환자의 3차 치료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PFS 4.8개월로 화학요법 1.7개월 대비 질병진행 및 사망위험이 57%, OS 11.8개월로 화학요법 6.9개월 대비 사망위험이 49% 감소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신약등재부 김국희 부장은모든 약이 환자한테 다 절실하겠지만, 특히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는 더 신속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전히 속도나 급여율은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급여도 필요하고 신속한 것도 중요하지만 가격 면에서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신속하게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오창현 과장은치료제의 급여는질환이 위중한지대체약제가 있는지생존 연장 효과가 확실히 우월한지그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을 얼마나 추가로 쓸지신청한 제약사가 재정분담안을 어느 정도 제시하는지 등 대략 5가지를 검토하고, 위원회에 자료를 올려 판정을 받는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질환의 중증도나 대체약제, 무진행 생존율, 전체 생존율 등에서 지표가 좋아 위원회 평가 과정에서 장점이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어환자 보장성 강화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제약사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같이 재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추진해 보도록 하겠다”며, 지금 평가 중인 두 가지 약제 각자의 역할을 좀 더 정립해서 합리적인 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