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들이 시행하는 호르몬요법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제공됐다. MTF 트랜스젠더(트랜스여성), FTM 트랜스젠더(트랜스남성)의 치료뿐만 아니라 사춘기 이전 시기의 트랜스젠더의 호르몬요법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이 등장했다.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가 26일 진행한 온라인 건강강좌에서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이상배 교수가 ‘성별확정 호르몬요법’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상배 교수에 따르면 가이드라인에서는 호르몬요법에 대해 성확정수술 1년~1년 6개월 전부터 시작해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평생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이 교수는 △치료의 위험성, 부작용에 대한 사전 인지 △적절한 치료 농도 도달 및 유지 △치료 도중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 날 이 교수는 △MTF 트랜스젠더 (트랜스여성) △FTM 트랜스젠더 △사춘기 이전 트랜스젠더 세 가지 항목으로 구분해 강의를 진행했다.
◆MTF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요법
이상배 교수는 먼저 “여성화 치료의 목적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보충’하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MTF 트랜스젠더의 여성화에는 에스트로겐 보충과 테스토스테론 억제가 함께 이뤄진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주요 약제로는 에스트라디올 성분인 △경구제 ‘프로기노바’ △2~4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주사제 ‘에스트라디올 데포’ △매일 1~2번 도포하는 젤타입 ‘디비겔’ 등이 있다.
주로 경구약인 남성호르몬 약제는 △남성호르몬 억제 효과가 있는 이뇨제 ‘알닥톤(성분명 스피로노락톤)’, △’안드로쿨(성분명 사이프로테론)’ △탈모약으로 알려진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아보타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 등이 사용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여성화 치료로 인한 에스트로겐 사용으로 △정맥혈전색전성질환 △프로락틴샘종 고 프로락틴 혈중 △심혈관 질환 △고 중성지방혈증 △담석증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치료 중 이들 질병에 대한 병력이 있는지 확인 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약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치료 전이나 치료 중간에 비정상적 호르몬 상승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비만이나 흡연, 운동부족 등 개선 가능한 위험 인자에 대해서는 개선 후 치료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만 경구약을 투여하는 경우 간으로 거쳐서 대사되기 때문에 간독성, 정맥혈전, 색전증의 위험성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어 치료 기간이 긴 경우 경구투여보다 비경구투여가 좀 더 안전하다.”고 전했다.
치료 시작 후에는 정기적인 검사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치료 시작하고 첫 1년 동안은 3개월에 한 번씩 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적절한 농도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 2년차에도 1년에 1~2번, 3년차 이상도 1년에 1번 정도는 호르몬 농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는 “에스트라다이올은 100~200pg/mL 정도가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 수치가 높아지면 부작용 위험성이 높아지고 낮아지면 기대하는 만큼 신체 변화나 건강 유지에 대해 효과가 약하기 때문. 테스토스테론은 50ng/dL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했다.
이어 “간효소 수치나 전해질 수치 역시 3개월에 1번 정도 확인을 하고 있고,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첫 치료 전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평가를 권유한다“며 “진료시마다 신체 변화, 부작용에 대해 점검해야 하고, 아울러 암 검진에 점검도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FTM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요법
FTM 트랜스젠더의 남성화 치료를 위해서는 테스토스테론 성분의 △ 2~4주 간격으로 도포하는 주사제 ‘예나스테론’ △12주 간격으로 도포하는 ‘네비도’와 △젤타입 ‘토스트렉스겔’ △비공에 분무하는 ‘나잘겔’ 등이 사용된다.
이 교수는 이 과정에서 △적혈구증다증 △헤마토크릿 50% 이상 △간 효소 수치 3배 이상 증가 △심혈관질환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유방암, 자궁암 등의 부작용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여성화 치료와 마찬가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치료 전 “헤마토크릿 확인, 간효소 수치 측정, 병력 확인, 비만이나 흡연, 운동부족 등 위험인자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남성화 치료 과정에서 권장되는 검사는 △호르몬 농도 측정 △테스토스테론 △간효소수치, 헤마토크릿, 헤모글로빈 △골밀도 검사 등이 있다.
이 교수는 “호르몬 농도는 마찬가지로 1년차에는 3개월에 한 번씩 확인하도록 하며 400~700ng/DL을 유지하도록 한다”며 “간효소, 헤마토크릿, 헤모글로빈 역시 호르몬 농도와 마찬가지로 2년차에는 6~12개월에 1번, 3년차 이상은 1년에 1번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성화 치료에서는 골다공증에 대한 주의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중간중간 골다공증 검사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으나, 치료가 비정기적으로 이뤄질 경우 검사는 더욱 더 강조된다. 여성 호르몬을 없애고 남성 호르몬을 투여하는 과정이다 보니 마치 조기 폐경이 오듯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히는 “남성호르몬 지속 투여 시 골 손실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는 하나 장기 투여가 되지 않고 여성호르몬은 이미 떨어져버린 상태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남성호르몬이 제 때 공급이 안 되면 골다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몬 치료로 인한 혈압 상승 등이 있을 수 있어, 매 진료 시 혹은 점검 시마다 혈압과 체중 그리고 신체 작용과 부작용에 대한 점검 그리고 암 검진 등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성화치료와 남성화치료의 신체변화 효과 시기는 다음 표와 같다.
◆사춘기 이전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요법, 2차성징 2기 이상부터
이번 건강강좌에서는 미성년자 트랜스젠더를 위한 호르몬 요법도 설명됐다.
이 교수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사춘기 이전의 환자는 원치 않는 2차성징 억제 + 원하는 방향으로의 2차성징 유도를 목표로 진행되며, 치료 시작 시기는 2차성징 2기 이상에서 시작을 고려할 수 있다.
자세히는 남성은 고환용적 4~6ml, 음낭 피부는 얇고 붉을 때가 해당되며 여성의 경우 유방 발달 시기로 가슴 몽우리가 생기고 유륜이 넓어지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어 “2차성징 억제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약제는 GnRH analogue(성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유사체)다. 성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의 상위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하는 유도체 약제를 사용하게 된다. 또 원하는 방향으로의 2차 성징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성인이 치료와 비슷한 약제를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뇌하수체에서 성선(남성은 정소, 여성은 난소)를 자극해 관련 호르몬을 내도록 하는데, 약을 통해 처음 7~10일 정도는 자극에 의해 관련 성호르몬이 일시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상승으로 인해 호르몬 수치가 많아지게 되자, 더 상위에서 조절하게 되는 뇌하수체 상위의 시상하부에서는 GnRH를 만들도록 명령해 호르몬을 줄이도록 작용한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뇌하수체에서 성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억제되고, 지속적으로 억제될 경우 남성호르몬 또는 여성호르몬의 성선을 막게 되는 원리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졸라덱스(성분명 고세렐린)’, ‘루프론(성분명 루프롤라이드)’의 약제가 사용되며 이 약물들은 성조숙증이나 이로 인한 호르몬 수치 생성을 막으며,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등으로 인해 주로 생기는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의 치료에서도 사용된다.
이 교수는 “약제가 성호르몬의 분비 자체를 낮추기 때문에 뼈 성장을 억제하게 돼 향후 골다공증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GNRH analogue가 대체로 고가이다보니 사용이 힘든 경우에는 프로게스테론이나 사이프로테론을 통해 2차 성징을 억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약물 사용 시 관리 및 노출 예방의 중요성
강의를 종료하기 전 이 교수는 투약 시 주의사항도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약품을 햇빛이 아닌 그늘진 실온에 보관할 것, 폐기물 통을 따로 준비해 주사침이나 앰플, 호르몬 제제 등을 분리배출 할 것, 겔 제제 적용 후 햇빛에 노출 금지 등을 내세웠다.
특히 △겔 제제들은 바른 후 마르더라도 소아나 타인의 피부를 접촉하지 않아야 하며 △세탁 한 수건이나 공용 세탁은 문제되지 않으나 세탁하지 않은 옷이나 침구에서 호르몬이 노출될 수 있으며 △도포 2시간 전 샤워, 수영은 금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교수는 “여성호르몬이 아동에 노출될 경우에는 이로 인한 유방 발달·성장, 조발 사춘기, 성조숙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남성에서 여성호르몬이 노출될 경우 여성형 유방증, 유방암 확률이 증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남성호르몬이 아동에 노출될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히고 2차성징 등이 조금 더 빨리 나타날 수 있으며 여아는 남성화가 나타날 수 있다. 여성에게서 남성호르몬이 노출되면 다낭성 난소증후군, 생리 불순 등 무월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는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온라인 성소수자 건강강좌 ‘스마트Q’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