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재생의학의 핵심 기술인 ‘바이오프린팅’에 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정에 발맞춰 기술 발전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권성근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재단법인 미래의학연구재단과 서울대병원 세포치료실용화센터, 연구중심병원이 주최한 제7회 미래의학춘계포럼에서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차세대 혁신기술의 최신 동향과 비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선 산·학·연·병 유관 분야를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 권성근 교수는 바이오-의료 분야 세션의 ‘바이오프린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
바이오프린팅은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한 생체적합성 바이오잉크를 3D 프린팅처럼 층층이 쌓아 올려 인공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환자 맞춤형 3차원 형태의 구조체를 제작하고 배양함으로써 인공장기 제작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권성근 교수에 따르면 글로벌 인구 고령화와 장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이식 장기 부족 현상이 가속화됐고, 이에 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등의 문제로 이종장기 및 인공장기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이종장기는 윤리적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종 면역 거부반응이 나타날 가능성과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함으로써 감염병 확산 또는 새로운 질병 발생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유전자를 조직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이식 2개월 만에 ‘돼지 거대세포바이러스(porcine cytomegalovirus, PCMV)’로 사망한 사례가 있다.
이런 이종장기를 대신할 솔루션으로 제시된 것이 바이오프린팅으로, 사실 바이오프린팅에 관한 요구는 계속 있어왔다. 면역거부반응을 최소화한 본인의 세포나 줄기세포를 이용해 환자 개개인에 맞는 인공장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인공장기 외에도 다양한 곳에 활용 가치가 있다. 신약 개발 시 환자 맞춤형 약물을 찾기 위한 생체조직 모델이나 화장품 개발에 필요한 피부 모델을 제작할 수 있고, 인공육 개발 등에도 쓰일 수 있다.
다만, 현재 바이오프린팅을 임상에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권성근 교수의 의견이다.
먼저 임상에 최적화된 바이오잉크가 없다. 생체 적합성, 구조적 안정성, 세포 성장 촉진, 조직 재생과 일치하는 분해속도 등 임상에 필수적인 요소 및 높은 해상도로 신속하게 프린팅이 가능한 물성적 특성을 모두 갖춘 바이오잉크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
바이오프린팅에 필요한 시간적 공간적 제한도 있다. 현재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장기 구조물을 프린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이 과정 중 세포의 생존율이 감소하고, 오랜 시간동안 완벽한 무균 환경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또 바이오프린팅 구조물에 대한 특정 규정도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프린팅 구조물에 대한 특정 규정이 없어 현재 CBER(Center for Biologics Evaluation and Research)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권성근 교수는 바이오프린팅된 조직과 혈관의 연결 문제를 제일 큰 제한요인으로 꼽았다.
권성근 교수는 “어떤 세포가 인체 내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몸의 혈관과 연결돼야 하는데, 작은 모세혈관을 만드는 것과 그 모세혈관을 우리 몸과 연결하는 것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환자 맞춤형 의료제품 제작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차세대 조직공학 기술로 평가되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D 바이오프린팅 제품 등 세포-지지체 복합제품의 평가 가이드라인‘, ‘환자 맞춤형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적용 용복합제제 비임상평가 가이드라인’ 등의 가이드형식 규제 지침을 제정해 제공하고 있다.
권성근 교수는 기술적 “조직공학 기술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융복합제제를 개발하거나, 향후 임상에서 널리 적용하기 위해 국가에서 선제적으로 바이오프린팅 관련 제도를 마련해놨으니, 이젠 비약적인 기술 발전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