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의 발달과 함께 인지중재치료의 미래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식약처 허가 2호까지 등장한 디지털 치료기기의 작동 원리에 ‘인지치료’가 있기 때문이다.
2023 인지중재치료학회 춘계학술대회가 5월 13일 세종대 대양 AI홀에서 개최됐다. 학술대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면장애, 디지털 전환, 감각 및 인지기능 저하, 치매 등 4개의 세션과 기조강연으로 진행됐다.
인하의대 신경과 최성혜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지중재치료학회는 2017년에 창립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뇌질환 및 신체 질환에 의한 인지장애의 예방, 개선, 치료를 위해 시행하는 ‘비약물 치료’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비약물 치료는 전통적 인지중재치료법에 운동, 영양, 인지치료, 전자약 등을 포괄한다.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달과 함께 디지털 기술과 전자약이 계속 개발되고 있어 인지장애의 예방과 치료에도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지중재치료학회 최성혜 이사장은 점심 식사 후 열린 기조강연에서 ‘인지중재치료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인지중재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공유했다. 최성혜 이사장은 인지중재치료학회 창립 과정에도 참여, 인지중재치료 연구와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최성혜 이사장은 “인지중재치료는 인지기능의 개선이나 인지기능의 저하를 지연시키기 위해 시행하는 인지적 자극 활동이다. 2017년에 신의료기술로 인정을 받았고, 정상인지기능 대상으로도 시행할 수 있지만, 당시 경도인지장애와 경도 및 중증도 치매에 한해 적응증으로 등록됐다”고 말했다.
인지중재치료그램의 표준화를 시도한 ‘CogMCI 인지중재치료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전국 18개 의료기관이 검증에 참여했고 그룹형과 재가형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양쪽 치료군 모두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인지기능이 개선됐고, 인지중재치료 중지 후에는 6개월까지 유지됐다.
최성혜 이사장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치매 유병률의 40%를 감소시키고, 유전적 어려움이 없다면 100% 가까이 개선하고, 발병을 많이 늦출 수 있다”며, “FINGER, MAPT, preDIVA 등 그간의 중재치료 프로그램을 보면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따르는 순응도가 인지중재치료의 효과를 좌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형 치매예방프로그램인 슈퍼브레인 연구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혜 이사장은 인지중재치료의 미래로 ‘디지털 헬스’, ‘병용치료’, ‘정밀의학’ 3가지를 꼽았다. 특히 “내원 치료와 함께 집에서도 인지중재치료를 시행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치료기기는 인지중재치료의 새로운 방향이다. 디지털을 활용해 원격 치료를 할 때도 순응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핵심이며, 질병의 원인별, 단계별 인지중재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체 학술대회의 두 번째 세션에서는 로완 한승현 대표와 이모코그 김혜린 수석연구원이 각각 인지중재치료에 활용되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현황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로완 한승현 대표는 “슈퍼브레인은 대면·비대면 모두 활용 가능한 종합 뇌건강 다중영역 중재 프로그램으로, 경도인지장애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현재 신경질환 외 우울증, 이명 질환에서도 비급여 영역에서 활용가능한 다양한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미국 디지털치료기기 기업인 페어 테라퓨틱스가 파산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임상 등을 진행하며 수가체계와 우수한 의료,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인지중재치료는 디지털 치료 산업을 견인할 시발점이다. 선구자적인 역할을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이모코그 김혜린 수석연구원은 확증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코그테라’ 제품의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코그테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로서, 고령의 환자가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홈스크린의 정보를 최소화하고 큰 글자로 구성했다.
김혜린 연구원은 “제작 과정 중 환자의 순응도는 79.56%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95~100% 순응도를 보인 환자도 있다. 코그테라는 난이도 조절을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훈련을 제공하며, 환자 음성 인식 정확도 부분을 높이기 위한 정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인지중재치료를 활용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인지중재치료와 디지털 치료기기의 상생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