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지난 4월 6일 발의된 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 관련해 특허권 수 및 존속기간을 제한하는 ‘특허법 일부개정안’(이하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 신약 접근성을 훼손하고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특허권 존속기간 관련해 (1)연장가능한 특허 개수를 기존 복수에서 1개로 제한하고, (2)유효 특허권 연장기간의 한도를 의약품 허가일로부터 14년까지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균형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국내 신약 허가 기준이나 약가 정책에 대한 고려없이 일방적인 특허권 존속 연장제도에 제한을 두었다는 것이 KRPIA 설명이다.
KRPIA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행 특허법 기준으로 이미 전 세계 주요 IP5 국가(우리나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중 특허권 연장기간이 가장 짧으며, 허가 유효범위 또한 의약품의 유효성분을 기준으로 하는 미국 및 유럽에 비해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전체 임상기간의 절반과 전체 FDA 검토 기간을 연장 기간으로 인정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의약품 특허권 연장 기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상시험기간' 중 해외 임상기간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RPIA는 국내 특허 보호 수준은 이미 외국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며, 특허권자에 대한 보호를 더욱 약화시키는 이번 개정안이 한국에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고, 출시할 동력을 떨어뜨려, 결국 국내 환자의 혁신 신약 접근성을 훼손시킬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KRPIA는 10년 이상 개발 및 허가에 소요되는 의약품이 특허권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의지를 꺾고, 결국 국내 제약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특히 이는 2027년까지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 2개를 개발하고 바이오·헬스 글로벌 6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현정부의 정책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KRPIA는 이번 개정안이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자 특허권자인 제약업계와 충분한 의견수렴 및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의된 것에도 큰 우려를 표명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균형있는 제도 도입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존속기간 연장제도는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기술 발전 촉진이라는 특허의 주목적과 제네릭 출시에 의한 의약품 접근성 촉진이라는 공익적 목적의 큰틀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미국과 유럽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특허권의 연장기간은 길게 산정하고 연장된 기간 동안의 특허권의 효력을 넓게 인정해주는 대신에, 1개의 품목허가 당 1개의 특허만을 한 번 연장 받을 수 있고, 유효특허기간을 허가일로부터 14년 또는 1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에는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을 좁게 해석하는 대신에, 여러 개의 특허를 여러 번 연장할 수 있게 하여 균형을 맞추고 있다.
KRPIA는 “우리나라가 바이오·헬스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고 국제적인 조화를 이루며 혁신 신약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약의 가치를 인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의약품 특허권 정책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국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업계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존속기간 연장제도가 균형 있게 그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연장 기간 산정 방식과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 범위에 대한 개정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할 수 있도록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