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에 대한 과민함은 오해의 원인이 되고, 오해를 하면 마음이 힘들어진다.
오해를 심리학적으로는 ‘인지 왜곡’이라고도 하는데, 이 인지 왜곡은 잘 바뀌지 않으며, 성격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바뀌기 어렵다.
이러한 인지 왜곡을 교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입증됐다.
인제대대학교 백병원은 섭식장애 정신건강연구소 연구진이 성격장애와 섭식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지 왜곡을 수정하는 훈련을 시행한 후 참가자들의 부정적 인지 해석 편향을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부정적 인지해석편향은 애매모호한 사회적 상황의 결말을 부정적으로 해석 또는 예측하려는 경향을 지칭한다.
실험은 128명의 참가자들(공존군 33명, 섭식장애군 22명, 성격장애군 22명, 정상군 51명)에게 거절당할 위험이 예상되는 모호한 사회적 상황을 묘사한 음성 시나리오들을 들려주고, 잠깐의 정적 후 모든 상황은 긍정적인 결말로 마무리됐다.
이후 참가자들은 긍정 해석의 학습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질문에 답을 했고, 응답에 따라 정답 여부의 피드백을 주는 인지해석편향수정훈련(CBM-I)을 진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수정훈련 후 부정적 인지해석편향이 감소했으며, 성격장애와 섭식장애를 동반한 사람들에서 훈련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감소 크기는 기저 부정 정서와 양의 상관관계가, 기저 긍정 정서와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이는 정서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책임자인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성격장애에 부정적 인지해석편향수정훈련의 효과를 조사했다는데에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단일질환에서의 훈련 효과를 평가한 연구들은 있었으나, 이번 연구로 그간 치료가 안 되는 질환으로 간주 되던 성격장애 환자들도 훈련을 통한 인지왜곡수정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본 연구는 인제대학교 섭식장애 정신건강연구소(공동 1 저자 안진 연구원, 곽경화 박사, 연구책임자 김율리 교수), 덕성여자대학교(심리학과 김미리혜 교수), 가톨릭대학교(심리학과 양재원 교수)와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이 공동 수행했다.
아울러 연구결과는 국제섭식장애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ating Disorders, Impact factor 5.791)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