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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의료메타버스’ 앞길 아직 모호하지만 학회로서 첫발 뗐다

의료메타버스의 핵심 가치는 소통,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의료메타버스 정착 목표

의료메타버스학회는 10월 7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창립식을 열고,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올해 1월 말, 서울의대 교수들을 주축으로 의료메타버스연구회로 시작한지 9개월만에 학회로 발족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박철기 교수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최은경 교수가 총무이사를 맡았다.

창립총회는 의료메타버스학회 박철기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해, 학회 임원 소개 및 경과 보고, 차기회장 및 감사인준, 의료메타버스학회 전상훈 명예회장의 환영사로 이어졌다.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 한국메타버스 산업협회 고진 회장, 서울의대 김정은 학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총회 이후 진행된 창립기념 학술대회는 의료메타버스학회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는 시간이었다. KAIST 우운택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용기 교수, 한양대학교 로스쿨 박혜진 교수, 카카오헬스케어 김준환 이사가 발표를 맡았다.

우운택 교수는 ‘메타버스 시대의 역할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기조강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메타버스를 쓰는 사람이고, 쓰는 사람이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굳이 메타버스라고 하지 않아도 될 적용 사례를 메타버스라고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분야에서 메타버스는 어느 분야에서 필요한가를 살피고, 경제적인 가치가 동반돼야 지속할 수 있다. 재미적인 요소(컨텐츠), 메타버스의 생태계, 사용자의 경험, 연구와 교육이 모두 중요하고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속 가능한 메타버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가상의 공간을 잘 만드는데 집중하기보다는, 그 공간을 활용하는 사람이 누구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의료분야에 메타버스가 잘 안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 정용기 교수는 ‘메타버스의 의료계 활용’에 대한 발표에서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정의하기 어렵고 설왕설래가 있는 단어였지만 최근 다시 언어로서 생명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용기 교수는 “메타버스의 4가지 핵심 기술(가상세계, 증강 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은 개별 카테고리가 아니라 하나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이것들이 메타버스의 전부가 아니며, 각자 하던 걸 잘하는 게 아니라 기존 핵심 가치를 융합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기존의 방법과 비교해 전문성, 치료 효과, 비용 효과에서 우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훈련, 환자 돌봄, 병원 등에 활용되는 현재 메타버스 기술에는 한계가 있으며, 학회의 역할은 리얼메타버스가 되도록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로스쿨 박혜진 교수는 ‘의료메타버스의 정책적 기반’에 대해서 “의료메타버스에 대한 정책적 이슈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전무하다”며 발생 가능한 원격의료 문제,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 책임의 분배 문제에 대해 소개했다.

카카오헬스케어 김준환 이사는 ‘메타버스의 산업계 동향’에 대해 발표 내용은 회사와 상관없는 자신의 의견이라는 것을 밝히며 다양한 의료메타버스 적용 사례와 함께 과제를 제시했다.

김준환 교수는 “의료메타버스의 파이를 어떻게 늘려갈 것인가, 지불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필요하다. VR/AR 등 장비 의존성을 극복하고, 병원 및 의료기기 업체와의 협업, 회사 내 의료 이해도, 개발 인력 확보 등이 주요 과제다”라고 말했다.

발표 후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의료메타버스의 적용에 대한 질문들과 함께 향후 학회 계획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의료메타버스학회 박상기 회장은 “총회 전 상임위원회와 사업 계획을 구상했다. 내년에 춘계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고, 7월에는 워크샵, 9~10월에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강좌 시리즈를 유관학회와 협력해서 진행하고, 정부 연구 기획 및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필요한 도움을 줄 생각이다”라고 다양한 활동 계획을 예고했다.

이어 “교류의 장을 만들어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의료메타버스를 구현하게 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