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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보의 배치 효율화해야…필수의료·주치의 떠넘기지 말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신정환 회장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필수의료에 대한 많은 관심이 일고 있으며, 정부도 의료계와 논의를 통해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양새를 내고 있다.

또한, 필수의료 문제와 함께 지방의 의료문제도 다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외에도 의료계에 산적한 다른 문제들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방의 의료를 떠받치고 있는 보건소·보건지소와 민간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들의 시점에서 봤을 때에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이 어떠하고, 특히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부분의 개선이 필요한 지를 알아보고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신정환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지방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공보의들이 처한 현실과 우리나라 지방 의료현실에 대해 평가한다면?

A. 일단 의대생들 중에서 현역 입대 비율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현역은 1년6개월인 반면, 공중보건의사는 34개월이기 때문에 약 17~18개월의 차이가 있어 의대생들의 현역 입대 비율이 늘어나고 있고, 의대생 중 여성의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공중보건의사의 숫자가 많이 감소한 상태다.

또 수도권에 사는 인구가 비수도권에 사는 인구를 넘어섰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지방을 이야기할 때에 수도권이 아닌 지역을 다 지방이라고 하는데, 지방에서도 광역시나 중대형 도시 등 거점 지역들은 의료가 충분히 공급이 되고 있다. 

반면에, 공중보건의사들 대부분이 근무하는 중소 규모의 도시나 군 단위의 지역들로 이뤄진 도서지역들은 의원이 부족한 경향이 있는데, ‘농어촌특별법’이 발의되면서 공중보건의사 제도가 시작된 1980년 대비 40여 년이 지난 현재의 경우 보건소·보건지소 반경 5km 내 의원이 존재하는 경우가 약 95% 이상에 달하는 등 많이 늘어난 상태라 할 수 있다.

다만, 의원이 많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해당 의원들이 모든 질환들을 다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지방의료의 현실에 대해 말하자면 지역의 거점의료기관들이 해당 질환들을 좀 더 커버할 수 있도록, 좀 더 넓게 환자들을 받아낼 수 있도록 성장이 필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Q.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현재 지방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지방 특성상 공보의를 인력으로 투입 중이거나 투입을 고려하는 지자체가 많은데, 공보의 입장에서 봤을 때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공보의 입장에서 봤을 때에도 ‘마을주치의’ 제도 자체는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을주치의 제도에 공보의를 투입시킨다는 생각은 어떻게 보면 ‘땜질식 운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주치의’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게 여쭤보고 싶다. ‘주치의’는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다. 그런데 나와 내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가 뭐 몇 개월에서 최대 3년 주기로 바뀐다?

보통 주치의는 내 건강을 이끌고 나와 함께 어떻게 보면 같이 걸어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가 자주 바뀌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공중보건의사는 복무기간이 길게는 3년이지만, 짧게는 일 년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마을주치의 제도 자체는 그 지역에 있는 공중보건의사가 돌아가면서 환자들을 돌보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주치의가 여러 명이며 계속 바뀐다는 것인데, 이는 일관성이 떨어지므로 마을주치의 제도는 각 지역에 있는 민간의료인들을 통해서 운영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마을 주치의 제도 운영이 잘 되지 않는 문제점으로 당연히 처우에 문제가 있지 않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려는 ‘마을 주치의’가 성공하려면 우선 처우를 충분히 올려놓아야 민간 인력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공보의의 값싼 인력을 이용하려는 생각은 땜질식 운영에 불과하다.


Q. 현재 지방에서는 병원 응급실에 공보의를 배치하는 등 필수의료에서도 공보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의료현실 등을 고려 시 공보의를 통해 필수의료를 유지·해결할 수 있다고 느끼시나요?

A. 먼저 공보의의 역할은 도서지역에 일차의료 진료를 위함이라 할 수 있다. 일차의료는 만성질환 또는 감기와 같은 기초적인 질병을 진료하기 위함이다. 반면, 필수의료는 보통 응급 상황에서 일어나는 질환·부상과 관련된 의료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요즘 화두가 되는 것은 중증응급의료 또는 중증필수의료라 할 수 있는데, 공보의들이 그런 필수의료를 대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힘들지 않을까요”라는 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공보의의 약 3분의 2 정도는 일반의이고,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전문의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의들은 어떻게 보면 의과대학을 막 졸업한 사람들로, 그런 사람들에게 필수의료를 책임져라고 하는 것은 이제 막 태어난 아기들에게 미적분을 풀어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논리가 아닐까 싶다.

이는 전문의도 마찬가지로, 전문의들은 각 도서 지역 응급실에서 대부분 근무하고 있는데, 전문의들도 자신의 진료과목에 맞는 필수의료를 담당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농어촌특별법’에 의해 근무 범위가 정해지게 된다.

소수의 전문의들이 의료원에서 진료업무를 보기는 하지만, 대부분 응급실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공보의 목적 자체가 일차의료 진료를 위함임을 고려할 때에 공보의들에게 필수의료를 요구하는 것은 좀 지나친 요구라는 생각이 든다.

Q. 최근 지방의료를 살리려면 중소병원을 살려야 한다면서 공보의 배치 효율화 및 융통성 발휘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면 단위를 묶어 공보의를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공중보건의사의 효율적인 배치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본인은 공중보건의 효율적 배치에 대해서 과거부터 수차례 주장을 해왔다. 

그 이유는 어느 지역은 공중보건의가 부족하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공보의 인력이 남기 때문이며, 또 어떤 데는 더 고급 인력이 배치돼 있고, 어떤 데는 좀 일반의들이 많이 배치돼 있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효율화 작업을 잘 한다면 국민들에게 더 좋은 의료혜택이 주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공보의를 면 단위로 배치하자는 것은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공보의를 배치하려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공중보건의를 배치하시고 싶다면 공중보건의가 어느 곳에 쓰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해 먼저 해당 도서지역 주민들, 공중보건의와 소통이 필요할 것 같다.

Q. 그 외 공보의 제도와 지방의료 등을 위해 제언한다면?

A. 대한의사협회도 대단히 오래됐지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도 협의회 중에서 오래된 협의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980년 쯤에 만들어져 무려 40년간 운영된 공중보건의사 제도는 설립 당시와 현재와는 많이 변했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당시 의료환경 대비 현재 의료환경이 많이 개선돼 많은 것이 부족했던 1980년대와 달리 현재 우리들은 도서지역에도 대부분 의원이 존재해 의원을 어느 때나 찾아갈 수 있고, 만나고 싶으면 전문들을 하루면 만날 수 있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공중보건의사의 역할이 다변화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공중보건의사를 단순히 진료업무에만 던져놓는 것이 아닌 보건교육 등 국민들을 위해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더불어 공중보건의사가 40년 넘게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처우가 후진국의 의사보다 못하는 처우를 받고 있는 공보의들이 있다

예컨대, 섬 혹은 병원에서 근무하신 공보의들이 불합리하게 대우를 받을 때가 있다. 특히 공중보건의사 운영 자체가 지침에 의해서 운영이 되고 있는데, 많은 공무원들이 보통 시행 규칙이나 조례, 시행령 등을 통해 운영이 보호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중보건의사도 물론 기간제 공무원이지만, 역사가 오래됐고 지속 공급되고 있는 만큼, 지침에 머무르지 않고 규칙 등으로 올려 법적으로 보호해주고, 처우개선에 적극적으로 국가가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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