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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HUB 구축에 주력하겠다”

KAMC 신찬수 이사장, 취임 기자간담회 개최

18일 오후 2시, 서울의대 행정관에서 한국의과대학협회(이하 KAMC) 신찬수 이사장 취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신찬수 이사장은 KAMC의 신임 이사장으로서 기초의학 발전·의사과학자 양성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향상과 의과대학 간의 유대강화를 위해 1984년 전국 의과대학 학장들이 뜻을 모아 창립해, 2008년 8월 사단법인으로 전환된 의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선도하는 대표 단체다. 현재는 총 40개의 대학이 회원대학으로 있다.

신찬수 이사장은 올해 6월 1일부터 2년 임기로 KAMC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2017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4년간 서울의대 학장을 역임했는데, ”4년간 서울의대 학장을 역임하며 한계를 느꼈고, 그래서 의학교육의 핵심 기관인 KAMC 이사장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KAMC가 의학교육, 특히 학부교육에 방점을 두고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의사과학자 양성 등 졸업 후의 교육에는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이 국가적인 화두인데 그 중심 축을 KAMC가 맡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사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찬수 이사장은 “많은 것을 계획 중이지만 가장 큰 것은 의사과학자 HUB를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 지원을 해주는 보건복지부 외에 과학기술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범부처 지원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은 KAMC에서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학부교육에서 애써온 부분을 계속 계승할 것이고, 기초의학, 임상의학, 헬스 시스템 사이언스 세 가지 축의 완성을 이루고, 의사들의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교육, 직역 간에 서로 상호 협력적인 교육 시스템(인터 프로페셔널 에듀케이션) 등을 가르치며 전임 이사장이 세워온 틀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하는 이후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진행된 몇 가지 질문과 이에 대한 신찬수 이사장의 답변이다.

현재 의학교육과 관련된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의평원이라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상향 평준화가 됐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의학교육의 당면 과제로는 학제 개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제는 시대 변화에 따라 빠르게 변해야 하는 부분으로, 기존의 틀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현재 예과 2년, 본과 4년의 학제는 너무 빠듯하고, 특히 본과 4년은 실습 외 다른 교육을 하기 어려울 정도다.

학부 과정에서도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동기유발을 할 필요가 있다. 훌륭한 임상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2년 예과 과정 후 1년 간의 갭이어(Gap year)를 가지며 연구활동을 하는 시간을 갖게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의학교육에서도 이를 참고할 만하다.

앞으로 협회 차원의 사업 계획이 있다면?

그동안 보건복지부를 주축으로 정부가 컨소시엄을 구축해서 지원해줬다. 행정적으로 지원할 부분이 많은데 학생 모집, 선발, 컨소시엄 구성 등은 공정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학교가 아닌 학교 밖의 협회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몇 개 출범시켰는데, 의사과학자 특별위원회가 그 중 하나다. 앞으로 계속 다부처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사업단이 만들어져서 HUB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사업단의 전 단계인 특별 위원회를 만든 상태다.

언급한 특별위원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지금까지 정관상 만들 수 있는 4개의 특별 위원회를 만들었다. 각각 의사과학자 특별위원회, 인증평가 특별위원회, 인력 양성 특별위원회, 미래전략 특별위원회로, ▲ 의사과학자 양성, ▲ 인증평가 내부평가, ▲ 적정 의사 인력 양성, ▲ 협회의 방향성 등을 다루는 위원회이다.

왜 기초의학 기피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는지? 현재 기초의학 지원율이 1%대라고 한다.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해 모든 대학이 힘든 상황이라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기초의학에 대한 지원이 파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왜 기초의학 지원율이 1.5% 미만일까 들어보면, 기초의학이 부실해지고, 강의 시간이 부족하고, 커리큘럼이 예전처럼 이어지지 않고 분절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에 대한 기초의학 교수님들의 불만도 많이 듣고 있다.

기초의학 강의시간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것 때문에 학생들이 듣지 않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례로 요새 인기과인 재활의학과 수업은 시간이 몇 시간 되지 않아도 학생들이 많이 듣는다.

기초의학에 대해 학생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 안 그래도 밤새 실험을 해도 좋은 논문이 나올까말까한데, 의사이면서 교수인 사람조차도 연구비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면 누가 기초의학을 선택하겠는가. 그런 부분에서 정부가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컨소시엄이나 팀 접근을 통해 계속 지원해줘야 한다고 본다.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한국 의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 질문은 10년째, 20년째 단골 질문인 것 같다. 답도 거의 똑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초의학을 장려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연구자들이 본업을 빼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노벨 생리의학상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부터 지원을 늘리다보면 그 분들은 상을 못 받더라도 후속 세대가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없어 아쉽다.

또 시스템 측면에서는 현재 운영되는 연구중심병원이라는 사업이 있는데, 받는 사람도 불만이고, 주는 사람도 불만이라고 한다. 연구는 대학에서 하는 것이다. 병원은 진료에 집중하고, 이제는 연구중심의대 사업을 해야 된다. 역량과 능력, 의지를 갖춘 대학을 선택과 집중해서 육성해야 된다.

기초의학 부분 지원자가 전에는 5% 정도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1% 수준이다. 아마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기초의학을 하라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문의를 마치고 기초의학 분야로 지원한 사람이 8명 정도 있다. 이처럼 임상을 마치고 현장에서 아쉬운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험실에 와서 구현하는 사례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상은 최소한으로 하고, 연구에 집중하는 것을 대학과 병원이 용인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그런 시스템이 갖춰지면 우리나라도 이제 노벨상에 희망이 있다고 본다.

그럼 KAMC가 대학과 병원의 용인을 위해 중간자 입장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는 무엇인가?

물론 이런 자리를 통해 계속 이야기를 해야 되겠지만 사실 들어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7월에서 부산에서 리더십 워크샵을 했다. 우리는 계속 의사과학자 이렇게 양성하자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때 만난 의사과학자 분들이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분들은 이미 일선 대학의 조교수 이런 분들인데 병원에서는 환자 더보라 하고, 나이 들면 보직하라고 하고, 의사과학자 되기도 힘든데 되고 나서 커리어 이어가기는 더 힘들다고 말한다. 의사과학자들이 자기 봉급 걱정없이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본다.

현실화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의평원에서 하는 대학평가에는 학생들한테 얼마나 연구 마인드를 주입시켰느냐, 동기 부여를 했느냐 이런 것들을 평가했던 것 같은데 거꾸로 병원 평가에서도 연구를 보장하는 그런 것들이 항목에 들어간다면 점차 병원장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계속 물밑 작업을 하는 게 협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신찬수 이사장은 “당장 획기적으로 뭔가 달라지지 않아도,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점진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고, 그 흐름은 유지가 될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국민들의 관심, 정부의 지원이 어우러져서 우리나라가 보건 의료, 헬스케어 강국으로 갈 수 있도록 협회도 일조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협회 운영에 있어 좋은 제안들과 함께 비판적인 시각에서 오는 아이디어를 언제든 환영한다”며 간담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