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도 원하지 않는 1인실 급여화를 정부는 산과의 보장성이 다른 과에 비해 낮다며 9월 강행을 재확인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6일 오후 7시부터 대한의사협회 3층 대회의실에서 ‘분만 관련 1인실 급여화와 초음파 급여화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계획에 따라 △9월부터 분만 시 1인실 상급병실 사용에 대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입원료의 50%를 지원키로 하고, △오는 10월부터는 임신부 초음파 검사에 대해 기본 적용 횟수를 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 2015년 6월29일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의결된 바 있다.
문제는 이같은 결정이 △공청회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과, △특히 1인실 급여의 경우는 산모들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일선 현장 산부인과 의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그렇지만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정통령 급여과장은 강행 방침을 밝혔다.
패널토론에서 1인실 급여화는 산모들도 원하지 않는 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동욱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경기지회장은 “정부의 정책 진단과 추진에 문제가 있다. 정확한 정책 진단과 추진을 해야 한다. 진단은 간단하다. 공급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도 고려하면 된다. 양쪽 입장이 대립하면 곤란하지만 분만의 경우는 입장이 같다. 정부의 진단만 틀린다.”고 지적했다.
분만은 의사와 산모 그리고 가족들의 축제라는 것이다.
이동욱 경기지회장은 “분만실에 시부모 친정부모가 서로 분만비용을 내려고 한다. 부담이 없는 것이다. 정부는 보장성을 강화하려면 암환자 등을 지원해라. 산과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요구한다. 값싼 분만비를 원하는 게 아닌 능력 있는 의사를 원한다. 그런데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분만취약지가 늘고 있다. 산모도 의사도 보장성 강화를 원하지 않고, 취약지 해소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보장성보다는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동욱 경기지회장은 “수가를 올려야 한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수가는 1/5, 1/10 수준이다. 그런데 의료사고 비용은 엄청나다. 저녁에 전화가 오면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직업병이다. 저수가는 계속되고 보상비는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욱 경기지회장은 “현 수가로 하루 3만원을 6명에게 받으면 18만원이다. 이 걸로는 신생아실 운영은 적자이다. 인건비 관리비 등등이 하루 3만원 진찰비에 포함됐다고 하니 문제이다. 정책은 보장성보다는 수가현실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점 지적과 대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책 강행 의지를 밝혔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일단은 의료계가 반대하지만 건정심에서 정해진 사항이기 때문에 급여화 진행에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즉, 급여화하는 가운데 합리적인 방안을 충분히 논의하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통령 과장은 “모든 정책은 다양한 파트너들과 상호작용 하면서 결정한다. 그중 하나가 보장성 강화이다. 동일한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지만 보장성 이야기가 나온 게 건보 체계 내에서 논의하다가 나왔다.”고 말했다.
1인실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보장성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정통령 과장은 “임신부 보장율이 가장 낮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장성은 충분치 못했다. 사실상 1인실 급여화 문제의 출발은 다인실 일반병상을 풀어달라고 하는 문제를 논의하다보니 상급병실의 비급여 분만 병상을 줄이는 논의로 확대 된 거다. 여러가지 문제의 다양한 축면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급여 해결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정통령 과장은 “비급여 해결은 중요하다. 보장성 강화와 함께 해결할 수밖에 없다. 물론 관행수가보다 낮은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급여 전환할 때 충분한 수가를 생각하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급여를 확대하다보니 새로운 비급여가 나오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라도 급여 현실화가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노력 중이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통령 과장은 “향후 다른 비급여를 급여할 때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관행수가를 무시하고, 한쪽 부분에 맞추다 보면 불만이 발생한다. 충분히 고려하겠다. 분만시 1인실 급여화도 의료계 산모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지금부터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는 김동석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이홍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학술자문위원이 ‘한국의 산과의료서비스 현황 및 국가간 비교’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패널토의와 플로어 발언이 이어졌다.
공청회 말미에 직선제 산의회는 1인실 급여화를 재고해 달라는 탄원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원영석 성남지회장이 전달했다. 정통령 과장이 탄원서를 받았다.
끝으로 김동석 회장은 “지금 내년도 수가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 협상이 끝나면 분만 시 1인실 급여화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월급 제때 못 올려 줘 간호사 떠나고, 밤에 전화 오면 의료사고인가 놀라 벌떡 일어나는 산과 의사 심정 아는가?
특히 플로어 발언에서 박혜성 원장(동두천 해성산부인과)의 발언이 큰 공명(共鳴)을 울렸다. 많은 참석자들의 공감을 받았다는 말이다.
박혜성 원장은 “보장성인가 산부인과 살리기인가라는 이분법은 안 된다. 산부인과를 살려 달라. 산과 의사를 구하기 어렵다. 종합병원에서 산과가 없어지면 어디서 분만할 것인가? 보장성이냐 산부인과 살리기 이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혜성 원장은 “의료와 관련된 정부 정책은 5년후, 10년후, 50년후를 생각해야 한다. 머리가 좋은 공무원들이 미래를 생각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네산과는 분만을 접고, 산모들은 종병을 갈 수 밖에 없다. 병실에서는 편법이 난무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박혜성 원장은 “얼마 전에 우리 병원에서 간호사 2명이 그만 뒀다. 월급을 올려달라고 했지만, 올려주기 어려웠다. 간호사 2명이 산과를 그만 두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료분쟁자동개시가 되면 산모 태아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엄청난 위자료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