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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로에선 60년 이어온 의사 보건소장 임용 원칙

지난 1958년 6월30일 지역보건법 시행령이 제정된 이후 60여년간 이어진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 원칙’이 기로에 섰다. 지난 5월17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보건소장 임용 시 보건 관련 전문인력에 비해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직종을 우대하는 차별행위로 판단된다며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13조제1항 개정을 복지부에 권고했다. 이어 5월25일 청와대도 조국 민정수석이 ‘국가인권위 위상 제고 방안 관련 대통령 지시사항 발표’를 주제로 한 브리핑에서 보건소장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각 부처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도록 강조한바 있다. 이에 지난 7월24일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인단체와 지자체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보건소장 임용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지역보건법 시행령 13조1항의 개정권한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다. 지난 7월24일 간담회를 주관한 보건복지부는 차제에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을 ▲직무분석 ▲성과평가 ▲교육과정 등으로 세분화하여 고려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질 보건소장을 양성하는 국가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60년이 지나는 동안 보건복지부가 이 시행령을 근거로 의사 보건소장을 양성하는 정책과 시스템을 가동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간담회에서 보건소장 양성에 관한 논의가 핵심인 이유다.

보건복지부가 의무를 해태했다면 의료계는 지난 60여년간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임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렇다 할 자구노력을 게을리 했다. 이는 일부 지자체가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을 거부하는 이유가 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의사출신 보건소장은  ▲고액 연봉에 비해 진료업무 기피 ▲일반직 보건소장과 정책적 의견 상충 ▲병·의원을 지도·단속해야할  보건소장이 의사여서 손이 안으로 굽는 문제 ▲보건소장의 기능이 행정의 리더십도 필요한 직위 등에서 의사출신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출신 보건소장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시스템으로 2년전 공중보건최고리더과정을 개설 1기와 2기를 배출했다. 대한공공의학회에서 의협에 건의해서 가동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주관, 보건소장으로서 의사가 갖춰야할 리더십 교육 등 나름 노력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 정책도 변한다. 지난 60여년간 이어진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 원칙’도 1991년 4월15일 지방자체제 부활 이후 위기를 맞았다. 선거로 당선된 자치단체장들이 의사보다는 행정직을 선호하면서 법을 어기면서 보건소장에 행정직을 앉히는 사례가 늘었다. 그리고 오늘에 와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인권위 위상 제고 방안 관련 대통령 지시’ 이후 평등권 위반이라는 문제점으로 법마저 폐기될 기로에 선 것이다. 

하지만 의사 보건소장이 그간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는 그간 각 지역보건소장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여러 보건 정책을 시범사업하면서 나중엔 국가사업이 된 ▲보건소 정보화사업 ▲정신보건사업 ▲건강증진사업 ▲대사증후군 관리 ▲방문보건사업 등이 증명한다.

어떤 사안이건 시대가 변하면 진통이 따른다. 진통을 극복하고 보건소장 임용 관련 지역보건법 시행령 13조1항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그 기준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지역보건의료를 책임질 역량 있는 보건소장을 육성 임용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최적격 직능을 정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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