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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락테올’ 사태, 궁색한 변명보단 책임감 보이길

동화약품 ‘락테올’ 사태는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제약업계와 식약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락테올의 주원료인 유산균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은 동화약품은 안이했고, 7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를 인지하지 못한 식약처는 안일했다.

동화약품은 100여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업계 큰 형님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한다. 중간에 원료가 바뀐 사실을 원개발사가 통보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것은 제약기업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도 무시한 처사다.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약이 환자에게 처방되도록 한 과정도 문제지만, 더 낯뜨거운 것은 이번 일에 대한 동화약품의 변명이다.

동화약품은 이번 일의 원인이 당시 락테올의 허가 변경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퇴사직원에게 책임을 돌렸다. 식약처 발표 직후에도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유산균주의 명칭만 변경된 것일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간 락테올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이번 일을 뉴스로 접하며 느낄 실망감을 생각한다면 경솔한 대응이다.

식약처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식약처는 이미 지난 1월 락테올의 실제 성분이 신고 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즉각 판매중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식약처의 변명 역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식약처는 판매중단 조치가 늦어진데 대해 조직개편과정에서 업무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처럼 식약처의 관리 감독 부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이같은 사태가 비단 락테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일수 있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식약처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이번 일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동화약품 역시 궁색한 변명보다는 책임질줄 아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