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순환기학회(조승연 이사장)가 2005년 ‘대한민국 심장수호프로젝트’ 캠페인을 맞아 전국 18개 대학병원의 지난 10년(1995년~2004년)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질환별 추이 분석 및 전국 40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입원 환자 대상 설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전국 18개 대학병원의 1995년~2004년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수의 변화는 10년 전에 비해 남성은 3.4배, 여성은 4.1배 증가했다. 남녀 각각 매년 평균 14.6%, 17%씩 증가하고 있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에 대한 남성 환자 수는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사망률은 남성이 2.81%, 여성 3.92%로 여성에서 사망률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 또한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급성관상동맥증후군에 의한 사망률 역시 여성이 더 높았다.
이는 같은 시기 순환기학회와 갤럽이 진행한 2005년 대국민 심장건강인식도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7명은 돌연사를 부르는 심장병이 남성 질환으로만 인지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를 보였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가슴통증 및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심근경색, 협심증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러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급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돌연사의 80%-90%를 차지하는 매우 위급한 질환이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한 여성은 대부분(93.2%) 폐경기로 폐경 평균연령은 약 50세(49.53세)로 폐경 후 급격히 관상동맥증후군 유발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70대에 이르러서는 남녀 사이에 발병빈도 차이가 없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전조 증상에 있어서는 남녀간의 차이를 나타났다.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기 때문에 남녀 모두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을 느끼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이었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보다도 숨이 차거나, 머리가 무겁거나, 불안감, 소화불량 등 직접적인 가슴 통증 외에도 비특이적인 증상을 겪는 경우가 남성보다 높았다.
실제로 병원에 입원한 여성환자 15.1%는 화병으로, 24.9%는 위장병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기도 했다.
여성의 높은 사망률 이면에는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혈관 상태가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하는 행태도 일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혈전용해요법과 관상동맥 스텐트시술이지만, 실제 치료는 남성은 95.5%, 여성은 81.2%에서 시술이 되어 남녀간 큰 차이를 보였다.
병원 입원 치료 시에도 남성은 평균 1.55가지, 여성은 1.43가지의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돼 여러모로 남성보다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심장병의 심각성은 입원일수에서도 차이를 보여, 남성의 경우 평균 9.59일을 입원해 있으며 여성의 경우는 10.59일을 입원, 여성의 재원기간이 평균 1일 정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근경색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경우 수술 또는 중재적 시술을 권유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한 여성 환자가 21.5%로 남성의 9.9%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권유 받은 시술을 거부한 이유로 남녀 모두 수술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인 이유, 가족들에 대한 부담감 등을 꼽았다.
순환기학회 홍보위원 최소연 교수(아주대학병원 순환기내과)는 “실제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여성의 대다수가 폐경기 이후라는 점과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며 “ 폐경기 여성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장 조승연 교수(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의 증가, 서구화된 식생활, 현대인의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심근경색·협심증 등의 발병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전후로 하여 위험 인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심장질환을 조기에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폐경기 이후에 심장질환을 조기에 검진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경우는 여성 심장병 환자가 800만 여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이들 중 대다수인 600만 여명이 심장마비 또는 협심증의 병력을 가지고 있어 정부차원의 다양한 예방활동 프로그램과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