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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 외 증상을 보이는 위식도 역류 질환

이태희 (순천향의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Q : 47세 남자 환자로 흉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가슴이 조이는 듯한 느낌의 흉통은 지난 2달 전부터 1주일에 2번 정도 발생하였고 운동과는 무관하였고, 특히 야식이나 과식한 후에 밤에 자다가 깨는 경우가 많았으며, 물을 마시면 증상이 일부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환자는 현재 흡연가로 체중은 64Kg이었고 키는 178cm로 비교적 마른 체형이다. 과거력에서 협심증 등의 특이 병력소견은 없었다.




A : 가장 가능성이 높은 임상진단은 위식도 역류 질환과 연관된 비심인성 흉통이다.

식도 질환에서 유래되는 흉통은 심인성 흉통과 매우 유사하다. 급성관상동맥질환, 대동맥박리, 폐혈전색전증, 심낭압전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생명을 즉각적으로 위독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흉통의 발생 시 흉통의 원인을 감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보편적으로 비심인성 흉통은 젊은 연령에서 호발하고, 비전형적 흉통의 양상을 보이며, 신체적 스트레스 후보다는 식사 후 발생이 많으며, 음식이나 제산제에 의해 완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흉통을 호소하는 모든 환자에게 심혈관계 확진을 위한 검사(관상동맥조영술 등)를 시행할 수 없지만 병력(협심증), 신체 진찰(심잡음 및 수포음), 심전도(ST-T 분절 변화), 혈액검사(심근효소 증가)에서 하나라도 이상소견을 보인다면 반드시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병력과 신체 진찰 등에서 심인성 흉통의 가능성이 낮다면 비심인성 흉통 중 식도성 흉통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이런 식도성 흉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위식도 역류 질환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나 24시간 식도 산도 임피던스 검사 등의 위식도 역류 질환의 평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신물이 넘어오는 증상이나 가슴쓰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있다면 별도의 진단검사 없이 바로 프로톤펌프 억제제를 시도할 수 있다. 이 경우 고용량 프로톤펌프 억제제의 경험적 투여가 식도성 흉통에 대한 비용효과가 우수한 접근 방식이다. Fass 등은 하루 60mg의 omeprazole 1주 투여 후 흉통이 65% 호전됨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경고 증상(구토, 위장관 출혈의 증거, 체중감소, 연하곤란, 빈혈, 심와부 종물)이 있으면 반드시 프로톤펌프 억제제의 투여 전에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한편 경고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 내시경 검사를 프로톤펌프 억제제 치료 전에 하는 것은 상당한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프로톤펌프 억제제의 국내 보험기준 및 저렴한 내시경 수가를 감안했을 때 비심인성 흉통 환자에서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으로 생각한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에서는 식도 외 증상을 가지는 일부 위식도 역류 질환에서 표준 용량 2배의 프로톤펌프 억제제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프로톤펌프 억제제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이전에 시행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내시경을 시행하여 바렛식도, 호산구성 식도염, 그 외 다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한다. 특히 삼킴곤란이 있다면 식도의 폐쇄성 질환이 없다 하더라도 호산구성 식도염을 배제하기 위해 여러 부위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하며 일부 아칼라지아나 미만성 식도경련의 운동질환이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에 식도내압검사를 시행한다. 최근 이용되고 있는 고해상도 내압검사(high-resulotion manometry)는 아칼라지아와 미만성 식도경련의 비전형적 예를 보다 잘 진단할 수 있다. 삼킴곤란이 저명하지 않거나 내시경 및 식도내압검사에서 모두 특이소견이 없는 경우 고식적 24시간 식도산도검사, 임피던스-pH 검사, 또는 wireless pH 검사 등을 시행한다. 이들 검사를 통해 비정상적 산 노출의 양을 측정할 수 있고, 현재와 같이 프로톤펌프 억제제가 널리 사용되는 현실에서 실제로 치료가 불충분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상기 검사에서 비정상적인 산 노출의 양이 정상 범위라면 어떤 질환들을 고려해야 하는가?
24시간 식도산도검사의 증상지수(symptom index)가 가장 중요한 지표로 50% 이상 증상과의 연관성이 있다면 과민성 식도(hypersensitive esophagus)로 진단을 내리고, 설사 비정상적인 산 노출이 없어도 더 강력한 위산 억제 치료와 함께 imipramine, trazondone, sertraline, tricyclics 등의 약물들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증상지수가 50% 미만이라면 기능성 흉통(functional heartburn)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우울증, 강박증, 신체화장애,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의 유무를 적극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