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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半일치 조혈모세포이식 환자 12명 모두 이식 성공

서울아산 임호준 교수팀, 차별화된 이식법으로 생명 건져

골수기증자로부터 골수이식을 받지 못해 학업의 꿈을 포기한 채 수혈을 받으며 투병하던 환아들이 완치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종양혈액과 임호준, 서종진, 고경남 교수팀이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치료를 위해 부모나 형제 등 가족으로부터 골수기증을 받는 ‘반(半)일치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적용해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12명의 환자 모두 이식에 성공해 완치하는 쾌거를 이뤘다.

임 교수팀은 지난 2009년 모래밭의 바늘만큼 찾기 힘들다던 골수기증자에 대한 난제를 해결하는데 이어 이번에는 성공률 100%라는 치료 성적 발표함으로써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결과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2명의 환자들 중 대부분이 적절한 공여자를 찾지 못해 오랫동안 수혈을 받아 이식 성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100% 모두 성공했다는 점.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에서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에 대한 보고가 간혹 있어왔으나 10명 이상의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에서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이번 결과를 통해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이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치료의 표준이 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임 교수팀의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식방법의 차별화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즉 기증자의 골수에서 그동안 이식과정 중 문제를 일으켰던 면역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한 후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이식함으로써 이식편대숙주질환 등의 부작용을 줄이고 이식성공률은 높일 수 있었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이라는 것은 골수 공여자(이식편)로부터 채취한 면역세포가 이식된 후 환자(숙주)의 몸을 공격하는 면역반응이다.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 안의 조혈모세포가 부족해 혈액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난치성 혈액질환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것이 유일한 완치법이다.

하지만 조직적합항원(HLA)이 일치하는 형제로부터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환자가 10~20% 정도이며 가족 중 완전 일치자가 없을 경우 타인과 조직적합항원이 일치해야 하지만 타인과 일치할 확률은 2만 명당 1명 정도에 불과하다.

환자들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기 전까지 평생 수혈을 받아야 하지만 반복적인 수혈은 감염, 출혈, 당뇨나 심부전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환자들은 골수이식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임 교수팀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2012년 7월까지 12명의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들에게 부모나 형제자매의 골수를 이식해 12명 모두 완치됐고 현재까지 총 16명의 환자들이 완치됐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종양혈액과 임호준 교수는 “적합한 기증자가 없어 조혈모세포이식의 기회조차 없었던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들도 가족들을 통해 지체 없이 조혈모세포이식의 기회를 갖게 된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비록 많은 수는 아니지만 성공률 100%라는 기록을 통해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수혈이 지속적으로 필요하지만 적절한 공여자를 구할 수 없는 더 많은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들에게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문은 논문 리뷰어들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골수이식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