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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외국인환자 유치관련 법·제도 전향적 개선 시급

정용엽 박사, 병상수 완화·유치광고 허용 등 10개항 제안

최근 의료한류 바람을 타고 국내 의료관광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관광정책 및 법제도 개선방안을 제시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경희의료원 정용엽 박사(보건의료법, QI팀장)는 한국연구재단등재지 경희법학 47권1호(2012.3.30 발간)에 게재한 ‘의료관광의 법적 쟁점 및 제도개선방안’ 논문에서 의료관광산업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법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외국인환자 유치병상수 제한 규제 폐지, 외국인환자 유치광고의 전면 허용, 출국 후 환자의 예후 관리를 위한 외국병원과의 원격진료 허용, 경제특구에 한정한 영리병원 도입으로 의료관광 교두보로 활용 등 관련 법제도를 전향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 박사는 병원행정가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관광이 실제로 진행되는 과정을 대분류 5단계와 세부분류 14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쟁점사항을 검토한 결과, 10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의료관광의 법적 개념과 관련해 관광법제에서는 의료관광, 보건의료법제에서는 글로벌 헬스케어(국제진료) 또는 외국인환자 유치라는 용어를 혼용하고 있으나 동일한 의미이며 다만, 의료관광 운영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한 때에는 의료분야는 의료법상 의료행위 범주 내에서 판단하고 그 이외에는 별도의 법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는 각 의료기관의 수용능력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장원리가 작동될 것이므로 유치병상수 제한규정(상급종합병원은 병상수의 100분의5)을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며, 외래진료 외국인환자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약분업제도의 예외로서 외국인환자 원내조제가 가능하도록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관광전문인력의 전문화를 위해서는 유치의료기관·유치업자의 등록요건에 상담·연락전담인력(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 1인 이상을 두게 하고 이들 인력에 대해 보건의료출입국법규 및 소양교육을 연간 8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법제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유치의료기관에게만 외국인환자 유치 국외광고 허용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치의료기관·유치업자에게 모두 의료광고를 허용하고 국내광고 금지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관광비자제도 및 출입국심사제도는 외국인환자(특히 중증환자·응급환자)의 중요한 유인요소로 메디컬비자제도를 더 보완해 비자 발급 및 출입국심사제도를 최대한 간소화시키고 나아가 무비자 또는 급행비자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의료서비스(병원진료) 과정에서는 우리나라 진료관행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 의료관광은 도급계약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의료분쟁 발생에 대비해 명문화된 외국어 진료계약서와 의무기록 작성 및 환자개인정보 보호를 명확히 하고 설명 및 동의서명 받는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진료수가(국제수가)는 유치의료기관이 임의로 책정하게 되어 있어 각 의료기관별 차이가 있고 한국의료 불신 및 가격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경쟁국가 진료비와 적정원가를 기초로 하여 표준화작업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있는 유치수수료도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설정 고시하거나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환자 의료분쟁에서는 먼저 합의를 유도하고 외국인에게도 적용되는 의료분쟁조정법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승복구속력이 있는 중재방법을 진료계약서에 포함시키거나 유도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그에 앞서 의료분쟁 예방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 외국인환자의 출국 후 예후관리를 위해 원격진료나 u-헬스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는데 현행 의료법 해석상 원격의료는 의사(의료기관) 대 의사(의료기관)간 및 국내면허소지자에게만 허용되는바 의사(의료기관) 대 환자간 원격진료(재택원격진료)와 외국의사(의료기관)와의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의료관광산업의 주요 선도국가 사례에서 영리병원제도가 의료관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의료관광산업화형 영리병원의 경제적 효과 분석결과에 비추어 볼 때 경제자유구역과 제주특별자치도에 한정해서 영리병원을 도입해 의료관광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의료관광(medical tourism=global healthcare)은 지난 2009년 5월 외국인환자 유치행위(소개·알선·유인)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으로 법제화된 후 2009년 유치환자수 60,000여 명(진료수익 540억에서 2011년 유치환자수 117,000여 명(진료수익 1,300 억)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세계적으로도 수익성과 고용창출효과가 큰 블루오션 서비스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의료법에는 의료관광에 참여하려면 외국인환자 유치의료기관과 유치업자(의료관광에이전시)로 등록하도록 하고 있는데 2011년 5월 현재 2,214개 병의원과 244개 유치업자가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