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헌재소송 철회 vs 경, 판결전 정치외압 안돼

의사들 히포크라테스 선서 위반…부과체계·재정확충 취지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건보공단 정문앞에서 건강보험재정 분리를 두고 상반된 의견으로 1인시위를 진행했다.

정동영 의원은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건강보험 재정을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로 쪼개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당장 헌법 소원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만호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을 쪼개는 것이 아니라 불명확한 건보 부과체계를 명확히 해 재정확충으로 보장성을 더 강화 하자는 것으로 건강보험 분리와는 다르다고 항변했다.

정동영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을 쪼개면 65세 이상 노인과 농촌 및 영세자영업자들의 보장성은 낮아질 것이 뻔하다”며 “결국 삼성생명 등 민간보험업자들만 좋게 만들며, 의료민영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좋은 사회는 없는 사람, 사회적 약자를 품어줄 수 있는 사회”라며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사들이 나서서 건강보험 재정을 쪼개자고 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으며, 의사들은 없는 사람을 위해 더 진료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은 또, "이명박 정부와 김종대 이사장,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의료민영화를 위한 3각 편대“라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런 의료민영화 추진을 분쇄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김종대 이사장은 낙하산 인사의 최악”이라며 “의료계 보험업계, MB정부가 건강보험을 파괴하는 것과 FTA는 연계돼 있다”며 “자유주의, 시장주의, 의료민영화에 대해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결국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정동영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헌법소원을 제기한 취지를 정동영 의원이 오해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전에 정치적 외압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경만호 회장은 “평소 존경하는 정동영 의원이 1인시위를 한다는 소문을 들어 인사차 들렸는데 정 의원이 헌법소원 취지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헌법소원 재판결과 전 정치적 목적으로 외압을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 회장은 이어, “헌법소원 취지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쪼개자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부과체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 바로잡자는 것”이라며 “건강보험 재정의 확충을 통해국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번 헌법소원과 의료민영화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이미 10년 가까이 재정통합으로 운영된 건보재정을 위헌판결이 나온다고 해서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 판결이후 가입자와 공급자, 보험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건강보험 체계의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며 “의사협회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건강보험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만호 회장은 새로운 건강보험 체계 및 제도를 위해 재정확충이 가장 기본이라며 정확한 부과체계 속에서 부족한 재원은 국고지원을 더 늘리고, 간접세 등을 확대해 보장성을 확대해야 건강보험의 사각지대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 회장은 또, 대북 문제에 정통한 정동영 의원에게 북한 주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해서 제안했다.

경 회장은 “북한 주민 중 특히, 소아청소년이 건강 위험이 심각한 상황에서 필수예방접종을 위해 의료계는 언제든지 무료봉사를 비롯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독일의 경우 통일세의 대부분이 보건의료에 사용된 바 있다.

이에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통일 이후 북한 주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은 의료계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의사협회는 통일 이후 북한 주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거시적 입장에서 의협의 주도하에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대안도 제시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