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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자살률 1위 한국, 우울증 환자 중 15%만 지속 치료

보의연,“건강보험 혜택 시급…국가적 연구·대책 필요”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받는 대한민국. 우울증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는 환자는 고작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 이하 보의연)은 최근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기존의 연구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NECA 보고서 ‘국내 우울증의 질병부담과 치료현황’을 발간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도 유명 가수, 아나운서 등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자살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근거를 수집하고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책을 정리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20명 중 1명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환자는 15%에 불과했다.

연구에 따르면 평생 한 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5.6%(약 200만 명), 지금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전 국민 중 2.5% (약 100만 명)로 추정된다.

그러나 보의연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에 근거해 분석한 결과, 정신과 등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는 29만 명이며 이 중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15만 명”이라며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수가 15%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 등에서 사용하는 자살의 공식적 용어는 ‘고의적 자해’이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고의적 자해’로 1만5413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1일 평균 42.2명, 34분에 1명꼴이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수를 나타내는 자살률은 31.0명으로 2008년에 비해 19.3% 증가했다.

국내 651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자살기도자의 60~72%, 자살사망자의 80%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중 우울증 및 알코올 남용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자살기도자는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상태의 환자라는 의미이다.

자살기도라는 병명만으로는 국가의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민간보험에서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의연은 “자살기도를 했던 자가 다시 자살을 기도해 사망에 이를 위험이 가장 높은 위험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신경정신과적 진료를 받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따라서 이들에 대한 건강보험의 혜택과 사회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우리나라의 자살에 대한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현황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보의연의 의견이다.

보의연은 “이를 위해 전 국민 대상 실태조사를 비롯해 각 유관기관과 병원 등의 자료 연계를 통해 실질적이고 폭넓은 자료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공익적 차원의 연구를 위해서 여러 기관의 자료를 연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져야 할 것이며, 자살관련 감시체계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에 참여한 조맹제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는 ”자살은 사회문제이자 의료문제로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중의 하나“라며 ”의학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실질적인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우울증의 조기 발견, 지속적인 치료와 자살기도자의 향후 치료와 관리를 위해 국가적인 연구와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