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의사들도 고혈압 치료에서 침술과 약초의 기능에 대해 경직된 태도가 아닌 개방적 태도로 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성균관의대 성지동 교수(순환기내과)는 최근 열린 ‘제20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혈압의 비주류적 접근:침술요법과 생약투약(Non-Conventional Approach to Hypertension: Acupuncture and Herb Medication)’을 발표하며 “이러한 대체요법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겠지만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신중히 접근하는 것 역시 임상의사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자세”라고 밝혔다.
성지동 교수는 고혈압에 대한 일반적인 생활요법과 약물요법 외에도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도 환자들로부터 이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듣게 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상 의사들은 적절한 조언을 해주기에 충분한 지식이 없는 경우가 많아 곤란을 겪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성지동 교수는 “임상의사들도 기존의 지식들을 종합해 객관적, 과학적이지만 열린 태도로 이들 대체요법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며 침술요법과 생약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소개했다.
발표에서 성지동 교수는 “침술은 기로 명명되는 생체에너지가 흐르는 경로 상의 특정지점, 즉 경락 상 약 360곳에 침을 찌르는 것”이라며 “경락이나 기의 실체는 과학적으로 밝혀져있지 않으나 침술이 가진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가 있다. 몇몇 부위의 진통 효과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과학적 증거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 기전은 opioid, GABA, serotonin, oxyticin 등의 물질과 관련 있을것이란 연구 결과도 일부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에 따르면 특히 고혈압에서 침술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지만 rat을 사용한 동물 실험에서 혈압을 강하시켰다는 보고가 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혈압 환자에서 침술이 5-10mmHg정도의 이완기혈압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이는 교감신경계 활성화의 변화에 의한 작용인 것으로 보인다. 이침(耳針)으로 혈압강하 효과를 거두었다는 연구와 국내에서도 혈압 강하효과가 있었다는 RCT도 있다.
생약과 관련해 성지동 교수는 조구등(Uncaria rhynchophylla)과 분방기(stephania tetrandra), 여로속 (veratrum) 등에 대해 전달했다.
우선 조구등은 고혈압 치료에 쓰이는 한약재로 쓰이며 분방기로부터 추출한 alkaroid는 칼슘채널차단제의 효과를 보이고 여로속은 혈압강하제로서 이용됐다. 그러나 성 교수는 “이들에 대한 기전은 불분명하며 일부는 간독성이나 독성이 있어 인체에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침술과 생약을 이용한 고혈압 치료와 관련, 성지동 교수는 “아직 불분명하고 더 많은 연구를 요하는 부분이 많지만 의료인이 대체요법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이거나 경직된 태도를 취하면 환자들이 어떤 것을 사용하고 있는지 정보를 얻을 길이 막혀버리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며 개방적인 태도와 신중한 접근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