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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병원 전문질환센터 붐…이름만 ‘센터’는 가라!

“다학제ㆍ원스톱 위한 인력-외래공간 확보 선결돼야”

최근 대학병원들이 다학제와 원스톱 진료를 내세우며 질환을 중심으로 한 전문센터를 우후죽순 신설하고 있지만 일부 병원의 경우는 홍보성 구호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수들은 다학제와 원스톱을 내세우며 홍보하는 전문질환센터 신설 돌풍에 대해 “전문센터라면 최소한 다학제 진료를 할수 있는 외래공간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원스톱을 위해서는 센터 내 기기가 일정수준 완비돼야 가능한 것이지 환자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건 원스톱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은 현재 각 병원마다 전문질환센터를 개설하는데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정작 ‘oo센터’라는 허울뿐인 명패만 달아놓은곳이 허다하고 부실한 센터의 실상과는 달리 병원이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소화기질환과 관련한 센터에 다학제 진료로 참여했던 한 교수는 “처음에는 소화기내과와 외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등이 협진을 하기로 하고 센터를 출발시켰는데 결국에는 인력이 부족해서 흐지부지됐다”며 “다학제는 공통된 외래공간을 확보해 각 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환자가 그 곳에서 원스톱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과 인력을 확보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전문코디네이터를 교육시켜 환자가 다학제진료를 받고 최소한의 동선으로만 움직일 수 있도록 해봤지만 결국은 역부족이었다는 것.

그는 이어 “다학제 진료를 진행해도 진료와 치료의 각 단계별 주치의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한 명분의 수가만 받을 수 있으며 코디네이터에 대한 수가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각 과간 자문의뢰(Consult) 형태로 수가가 책정돼있어 일반적으로 이를 이용해왔는데 이는 기존에도 있던 것으로 현재 병원들이 홍보하는 다학제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질환센터의 관계자는 “원래는 각과 의료진의 외래 시간을 맞춰보려고도 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외래시간을 맞추면 이 질환의 환자들만 받아야하는데 그러기에는 위험부담이 있었고 동일한 외래공간도 확보하지 못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만 모여 회의 형식으로 환자의 사례를 보고는 있다”고 전했다.

결국 다학제간ㆍ원스톱 진료는 공간이 확보된 상태에서 의사들이 한 환자에 대한 치료계획을 각각 수립해 정보를 공유하고 최적의 진료와 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센터 공간 내에 질환과 관련된 장비도 일정 정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인력에 대한 투자와 공간 확보도 없이 홍보만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허울뿐인 센터만 늘어난다는 것.

이와 관련, 모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환자의 안전과 진단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과 중심이 아닌 다학제 진료로 변화하는 현재의 현상이 바람직한 것은 분명하다. 의료기관 인증에서도 협진을 평가하는 항목이 있어 OCS(Order Communication System) 상에서 환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며 “그러나 병원 내 속속 들어서는 센터들은 이름만 내건 곳이 많다. 예전과 똑같이 환자가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데도 다학제와 원스톱으로 센터를 홍보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