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아들의 장기이식을 결정하고 환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아들 몫으로 받은 장제비 100만 원을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부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어머니 장 모 씨가 장기이식을 결정해주어 네 사람에게 신장과 각막이 전해졌다”며 “뼈 ‧ 피부 ‧ 심장판막 같은 조직도 함께 기부해 화상 환자나 골수암 환자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15일 밝혔다.
어머니 장모(67세) 씨는 지난 1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이모(33세) 씨를 뇌출혈로 잃었다. 아들 이 씨는 대학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고 IT 관련 업무를 해오던 중 과로로 쓰러졌다. 장 씨는 13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을 떠올리며 아들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아 수술을 포기했고 이 씨는 곧 뇌사판정을 받았다.
장 씨는 고민 끝에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이 씨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신장과 각막을 네 사람에게 건네주고 세상을 떠났다.
아들을 떠나보낸 후 1달 반 정도가 지난 3월 초, 장 씨는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를 찾아와 장제비로 받은 100만 원을 기증하며 마지막 나눔을 실천했다.
장 씨는 “우리 아들도 하늘에서 엄마 잘했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아들의 방에서 점점 옅어지는 아이의 체취를 느끼면서 더 깊고 좋은 향기를 이 세상에 뿌려달라고 기도한다”고 기증의사를 전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유족의 뜻에 따라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 장기이식을 받지 못하는 환우들을 위한 치료비로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