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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삼성 바이오제약 진출 “지름길아닌 정공법 택해”

제약계 거대자본 유입 긍정적 평가, 후발주자 경쟁 치열

삼성그룹은 지난 2월 25일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했다.

김태한 삼성그룹 신사업추진단 부사장의 발표에 따르면 바이오제약 합작사는 자본금 3000억원 규모로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내에 설립되며 합작사에는 삼성전자, 삼성에버랜드, 삼성물산 등을 비롯해 다국적 바이오제약 서비스업체인 퀸타일즈(Quintiles)가 지분을 투자하게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5월 사장단회의를 통해 2020년까지 23조 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개 신사업을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키로 결정한바 있다.

이번 바이오제약 합작사 설립은 신수종사업과 관련한 첫번째 구체적인 밑그림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주목되는 사안이다.

삼성그룹의 바이오제약 산업 도전은 크게 3단계 과정으로 추진된다. 1단계는 2011년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의 건립을 시작해 2013년 상반기부터 3만 리터 규모의 동물세포배양기를 가동하고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CMO)을 시작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과 생산기술을 확보한다.

2단계는 확보된 생산 시설과 생산 기술을 이용해 2016년부터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의
약품을 생산해 미국, 유럽 등 선진의약품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재 삼성전자는 혈액암 치료제인 바이오의약품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 물질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3단계는 1~2단계에서 확보한 생산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신약을 직접 개발해 출시하며, 삼성의료원의 치료 사업과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융복합사업들도 함께 추진해 미국의 GE헬스케어(GE Healthcare)와 같은 세계적인 종합 바이오제약 서비스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5개 신수종 사업 계획안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2조 1000억원이 바이오제약 분야에 투자될 예정이다.



◇IFEZ 송도, 바이오산업의 중심축 형성

삼성 바이오제약 합작사는 송도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27만4000㎡(약 8만평) 부지에 2011년 상반기부터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립해 2013년 상반기 상업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3만리터급 바이오리액터를 계획 중이며, 연간 600㎏가량의 항체치료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거의 전량을 해외에 수출하게 된다.

2009년 정부의 신성장산업 육성 정책인 바이오시밀러 스마트프로젝트에 삼성그룹이 참여할
때부터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부지 선정에 대한 관심은 업계의 화두였다.

이번에 발표된 인천 송도 뿐만 아니라,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충남 세종시와 경기도 평택 고덕 산단 등이 삼성의 바이오 신사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합을 펼쳤다.

인천 송도가 최종 결정된 것은 생산 제품 대부분을 비행기로 수출해야 하는 산업의 특성상 인천국제공항과의 인접성이 우수하고, 외국인 임직원의 생활이 편리하며 수도권에 입지해 있어 고급 인력 조달이 용이하다는 점과 부지가 넓어 사업 확장이 편리하다는 점이 유리하게 평가됐다.

이로써 인천 송도에는 이미 전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셀트리온
과 바이넥스가 위탁 경영하고 있는 생물산업기술 실용화센터(KBCC) 및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Crucell그룹) 등 바이오산업의 핵심 기업 및 시설들이 운집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중심축을 형성하게 됐다.

◇‘삼성’ 기대감 높지만 아직은 후발주자

삼성전자가 바이오제약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선정하고 바이오시밀러라는 신생 산업의 성장성과 미래를 인정했다는 점이 제약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는 전세계적인 브랜드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바이오제약 산업에 뛰어들면서 국내 제약산업을 세계시장에 알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국내바이오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열악한 자본 규모가 삼성과 같은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의 유입으로 산업 전체적인 측면에 있어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된다.

그러나 HMC 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하니까 언제라도 쉽게 1등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과도한 기대는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미 전세계 제약 바이오 산업은 기존 화학합성 기반의 제약산업의 한계를 체감하고 바이오의약품 산업으로 초점이 이동한 상황이다.

2008~2009년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은 우량 바이오기업들을 인수하는 초대형 기업인수(M&A)를 진행해 왔으며, 국내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대한 성장성을 확신하고 셀트리온, 이수앱지스, 바이넥스, LG생명과학 등 제약 바이오 기업은 물론 한화케미칼까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생산 시설만을 비교해도 셀트리온은 5만 리터급 1공장에 최근 9만 리터급 2공장을 완공해
총 14만 리터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으며, 한화케미칼은 충북 오송에 7천 리터급 생산시설을 건설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생명과학의 오창 공장과 바이넥스 KBCC의 송도 공장도 증설이 진행 중으로 이제 막 부지를 선정한 삼성그룹은 국내에서조차 후발 주자임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

또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임상 진행도 뒤쳐져 있는데, 셀트리온은 유방암치료제 ‘허셉틴’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고, 한화케미칼과 LG생명과학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은 이르면 3월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부문에서는 신진 기업이나 다름없는 삼성이 기업인수(M&A)와 같은 지름길로 가지 않고 계약 생산(CMO)부터 시작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핵심으로 성장한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