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특별한 치료법이 없던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치료 가능성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제시돼 주목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은 멜라토닌(melatonin)과 리튬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유발하는 산화스트레스와 TGFBI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Journal of Pineal Research 인터넷 판과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유전질환으로 약 12세부터 각막에 흰 점이 생겨 60세부터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면서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김응권 교수팀에 따르면 한국인 870명당 1명이 이형접합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인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산화스트레스 때문에 세포가 손상돼 나타난다. 즉, 산화스트레스 는 사람이 음식을 섭취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데 이 산화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세포에 노화와 질병을 초래한다.
그동안 이 병은 완치가 어려워 일단 진단받으면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면서 자외선 등 외부 자극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 멜라토닌이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멜라토닌은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PQ(paraquat, 파라콰트) 시약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활성산소 수치를 감소시켰다.
또한 PQ 시약을 처리했을 때 정상세포는 83%,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세포는 62%로 생존력이 감소했다. 하지만 100 μM(마이크로몰) 멜라토닌을 미리 처리한 경우 세포의 생존력이 향상됐다.
특히 멜라토닌은 각막세포에서 활성산소를 유발하는 과산화수소 수치도 약 40%감소시켰다.
리튬 역시 각막이상증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돌연변이에 의해 생성된 비정상적인 TGFBIp 단백질이 분해되지 못하고 축적돼 나타나는데, 리튬은 비정상적인 TGFBIp 단백질 생성을 억제한다.
김응권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나이가 들면서 악화되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금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치료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멜라토닌과 리튬의 잠재적 치료효과가 입증되면서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한편,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은 리튬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앞으로 멜라토닌과 리튬에의 효용에 대한 동물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