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1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의사들의 로봇수술 호객행위에 등골휘는 환자들

‘다빈치 로봇 토네이도’에 휩쓸린 병원들이 무너진 예산복구를 하느라 환자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최근 2천만 원에까지 이르는 다빈치로봇수술의 비용대비 효율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로봇수술이 ‘무용지물’이라는 말은 아니다. 문제는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진료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의사들이 기존의 복강경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술임에도 비용이 8배까지 이르는 ‘다빈치로봇수술’을 ‘꿈의 수술’인것처럼 호도해 환자를 호객하는데 여념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의사들이 무분별한 호객행위에 내몰리는 실상 뒤에는 환자만족과 고객소통을 내뱉으며 한편에서는 각 과마다 매출액을 집계하고 인센티브를 연결시켜 로봇수술을 독려하는 병원이 있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옛날에야 교수들이 연구 열심히 하고 진료 잘하면 됐지만 지금이야 어디 그렇겠냐. 과별로 매출액을 비교당하고 병원의 압력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로봇수술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다빈치로봇으로 수술을 하거나 지켜보는 의사들은 너나할것없이 “로봇수술이 분명 효과적인 질환이 있지만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들여오면서 수익을 위해 과다하게 홍보하고 권유하는 점 또한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학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학회조차 병원의 눈치를 보느라 로봇수술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조차 발표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들린다. 병원들 스스로 ‘욕심껏’ 들여온 첨단 기기의 유지비와 수익성을 위해 환자를 목적이 아닌 도구로써 이용하려는 행태는 도를 지나쳤다.

로봇수술은 분명히 미래를 선도해나갈 기술임에 틀림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각 병원들이 무차별적으로 몇 십억에 이르는 다빈치수술로봇을 들여온 후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비용대비 효율성이 극히 미미한 과나 질환에서도 이를 과도하게 권한다는 점이다.

‘어느 병원의 산부인과는 환자 옷차림보고 로봇수술을 권한다더라’는 흉흉한 실태가 이제 막 수면위로 떠올랐다.

신뢰를 잃어가는 병원과 학회는 로봇수술 000례, 통증ㆍ재원일 최소라는 홍보성 문구에만 매달리기보다, 적응증과 비용대비효율성을 밝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들의 알권리와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할 때임을 인지하고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