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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비뇨기과 기피, 막막한 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일선 의사들 "발전가능성 비해 인식부족이 기피불러"

“비뇨기과는 내과계열 뿐 아니라 외과계열까지 포괄할 수 있어 영역도 넓고 분야도 광범위하다. 하지만 인턴들이 비뇨기과란 학문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어 지금처럼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두드러진 추락현상을 보이며 기피과 대열에 제대로 합류한 비뇨기과. 이른바 BIG5 병원 중 아산병원만이 유일하게 모집정원을 채웠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0명 모집에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대학병원의 비뇨기과 교수와 비뇨기과 학회, 비뇨기과 개원가에서는 과의 미래가 결코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진료영역의 중복이나 대국민 홍보에 있어 어려운점은 있지만 미래의 발전가능성은 높다는 것.

전남대 박광성 교수(비뇨기과장)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비뇨기과의 전공의모집이 녹록치 않은 현상을 두고 “비뇨기과의 홍보부족과 과에 대한 인식부족이 크게 한몫 하는 것 같다”며 “기피과로 여겨지고 있지만 실은 분야가 광범위해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은 과”라고 아쉬워했다.

앞서 전남대병원 비뇨기과는 3명의 전공의 모집 인원을 모두 채운 저력을 보인 바 있다. 병원 내에서 1년에 두 차례 갖는 과 선정의 시간에 비뇨기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했던 것이 힘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광성 교수는 비뇨기과란 학문자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카더라’식의 낭설에 지원자들이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업을 했을 경우 발전가능성이 적더라는 일부의 이야기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마치 전체를 대변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는데 올해 들어 유난히 많았다는 설명이다.

박광성 교수는 “지원자들에 물어보니 상당히 비뇨기과가 저평가 돼있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며 “비뇨기과에서는 여성의 영역들도 있는데 지레 겁을 먹고 안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타과에 비해 홍보부족으로 인식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비뇨기과 개원가에서도 비뇨기과의 미래가 어두운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외과적인 해부 지식을 치료에 접목해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조규선 총무이사는 “고령화사회의 도래와 함께 비뇨기에서 다룰 수 있는 질환들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환자의 수도 증가할수밖에 없다”며 “비뇨기과 의사의 특수성을 살려 다양한 치료에 접근하고 비뇨기과의 대국민 홍보를 통한 인식 개선이 동반되면 개원가의 장래는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규선 총무이사에 따르면 현재 협의회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갱년기 장애와 대사장애 질환을 비뇨기과에서 다룰 수 있도록 아이템을 발굴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성병이나 포경수술 정도에만 머물러있는 비뇨기과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재고하는 등의 개선방안이 있으므로 비뇨기과 전공의들의 사기가 저하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현재 대학병원에 있는 비뇨기과 전공의도 비뇨기과가 점점 기피과로 흘러가는 모양새에 대해 “일단은 주기를 타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개업을 하면 어렵다거나 수술보다는 약으로 대체하고 있는 등의 추세는 있지만 전립선암이나 전립선비대증 같은 비뇨기과 질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피과가 될 만한 큰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올해 3명의 모집인원을 다 채운 이 병원의 비뇨기과도 학내 인턴들을 대상으로 다방면의 홍보에 주력했다고 이 전공의는 설명했다.

학회차원에서도 이번 전공의 미달사태와 관련, 비뇨기과의 미래가 암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뜻을 피력했다. 의료계의 무한경쟁에서 비뇨기과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저력은 충분한 만큼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심봉석 수련이사는 “이번 전공의 미달 사태는 수급체계의 불균형이라는 정책적 문제와 함께 일종의 시기적 흐름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학회에서 비뇨기과의 전반적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원의와 봉직의, 교수진이 함께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선에 있는 비뇨기과 교수와 전공의 모두 전공의 모집과 관련, 한번 기피과로 인식되면 인원이 부족해 업무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결국 도미노 현상처럼 계속 기피되는 현상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학회차원의 정책적 노력과 이미지 개선을 통해 추후 전공의 모집에서는 낙인과라는 불명예를 점차 떨쳐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