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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제약계 “시장형실거래가 불확실성 가장 두렵다”

리베이트 쌍벌제 부담, 영업 마케팅 스타일 변화 모색

그간 제약업계에서 논란의 중심이 돼왔던 시장형실거래가제도가 10월 1일 드디어 시행을 맞았다.

제약업계는 지난해말 정부가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시행을 발표하자 격렬히 반대하고 나섰지만 복지부의 강경한 의지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고가약 등 처방권자의 사용 패턴을 변화시키고 약가를 인하시켜 위기에 처해있는 건강보험재정에 한시라도 빨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가 의약분업과 마찬가지로 업계를 재편성하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제약산업의 밑바탕에는 처방권자와 제약사간 필요에 의한 리베이트 문화가 잠재돼 왔으며 이는 곧 제약사의 강한 영업력을 의미했다.

하지만 정부의 리베이트 척결 의지가 갈수록 강화되는 있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강한 영업력은 리베이트만을 의미하지 않고 있다.

영업인력의 차별화 뿐만 아니라 ETC 중심의 구조와 다양한 제품력, 임상능력 및 마케팅력까지 갖춰야 앞서갈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제약업계를 불안감으로 몰고 있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성격은 ‘불확실성’에 있다. 시장형실거래가제, 즉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는 말 그래도 병원, 약국 등이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면 상한금액과 구입금액의 차액에서 70%를 수익으로 제공해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같은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는 의약품 가격 하락을 일으킬 것이라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압박과 가격 인하까지 더해지면서 제도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

물론 초반부터 병의원의 참여가 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또 정책 자체가 얼마나 처방권자의 패턴을 바꿔놓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비롯해 쌍벌제, 기등재약목록정비 등 끊임없이 체질 개선을 요할 수밖에 없는 정책들은 내놓는한 관련 업계의 변화는 피할수 없는 문제가 된다.

현재 대형제약사들은 그간 소홀했던 의원급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의원급의 경우 특수과를 제외하고 원외처방이 대부분으로 제약사 입장에서 약가인하를 수용할 만한 요인이 종합병원에 비해서 작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제품력 강화를 위해 학술 마케팅이나 임상 확보를 위해서도 주력하고 있어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시행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의약품 유찰 사태 문제점 해결 시급

최근 의약품 유찰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미 올해초에 예견됐던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문제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서울대병원, 영남대병원 등 국공립병원들의 연간 소요의약품 입찰 과정에서 잇따른 유찰 사태가 발생하자 복지부는 시장형실거래가제 적용 시점을 10월 1일로 미뤘었다.

하지만 시행을 코앞에 두고서도 부산대병원은 원내 사용 의약품의 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총 2002개 품목 중 1099개 품목(54.9%)이 유찰된 상태이며 대다수 대형병원에서도 10월 이후 같은 상황이 예견되고 있다.

원내 의약품 공급 곤란 문제는 저가 구매에 따른 약가인하를 피하려는 제약사, 도매상과 보다 싸게 의약품을 구입하려는 병원의 이해가 충돌하는 데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담합,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등 불공정거래행위 우려가 있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와의 공조 등을 통해 시장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요양기관에서 시장형실거래가제도 퇴장방지의약품과 희귀의약품 등에 대해서는 약가인하 예외 대상으로 두고 있는 규정을 이용해 저가 공급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은 양 당사자간 불이익의 문제를 떠나 저가 공급 압박을 받은 제약사가 퇴장방지약을 소극적으로 생산하게 되거나 최악의 경우 공급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른다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그 가족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단속으로 제도의 부작용을 막겠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이해관계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