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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고대구로병원, 세쌍둥이 임신부 제왕절개 출산

전남 광주서 헬기긴급 이송…27주 만의 조산


지난 12일 오전 11시 14분 고대 구로병원 신관 옥상 헬리포트에 헬기 한 대가 도착했다. 응급 요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헬기에서 내려진 환자는 전남 순천에 살고 있는 세쌍둥이 임신부 신인화(28세) 씨.

11일 저녁부터 진통을 느꼈던 신씨는 출산을 감지하고 남편과 함께 다음날인 12일 오전 순천에 있는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 하지만 세쌍둥이가 27주밖에 되지 않아 출산이 매우 위험하다는 의료진의 말에 다시 광주에 있는 대형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도 역시 출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듣고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진통은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양수가 터져 상황은 다급해졌다. 한시바삐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신씨는 광주소방안전본부에 긴급 헬기이송을 요청하게 됐다.

항공구조대는 신씨의 안전보장과 함께 미숙아로 태어나게 될 세쌍둥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의료진과 시설, 장비를 갖춘 병원을 수소문 하던 중 고대 구로병원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 신씨를 응급 이송하기에 이르렀다.

헬기를 난생 처음 타봤는데 진통 때문에 무서운 것도 몰랐다는 신씨는 “헬기 안에서 아이를 낳게 될까봐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광주에서부터 함께 헬기를 타고 온 의사 선생님이 옆에서 걱정하지 말라며 토닥여 주고, 병원 도착 이후의 진행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해 줘서 그래도 안심하면서 서울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게 신씨는 전라도 광주에서부터 1시간 10분 가량 헬기를 타고 고대 구로병원에 무사히 도착했고, 신씨가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미리 연락을 받고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들은 헬기가 신관 옥상 헬리포트에 내리자마자 신씨를 분만실로 옮겼다.

산부인과 오민정 교수의 진료 결과 신씨의 자궁은 거의 다 열린 상태였고, 세 아이가 자연분만이 어려운 위치에 있어서 제왕절개 수술이 급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든 수술실이 가득 차 있어 바로 제왕절개에 들어갈 수 없었고, 신씨와 의료진은 분만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산부인과 담당교수는 ‘지금 당장 수술실을 비우고 준비해 달라’고 황급히 요청했고, 가장 먼저 수술이 완료된 곳에서 급박한 준비 끝에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실에 들어 간지 얼마나 지났을까. 첫 아이는 울음을 터트렸고 1시간여에 걸친 수술 끝에 세 아이(아들 한 명, 딸 두 명) 모두가 세상 빛을 볼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오민정 교수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양수도 터지고, 자궁경부가 다 열려있는 상태여서 수술이 빨리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산모도 건강하고 태아들도 무사히 태어났다. 하지만 세 아이 모두 몸무게가 1kg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면밀히 지켜보면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 후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신씨는 “광주에서 출산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너무 무서웠는데, 이렇게 서울에 와서 무사히 출산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세쌍둥이가 빨리 건강해져서 같이 퇴원하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은 미소와 함께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