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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서울성모병원, 현역 군인 간 기증으로 아버지 살려

이식 수술 거부할까 아버지 몰래 간 기증 시도


군 복무 중인 아들이 암투병중인 아버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우측 간 60%를 기증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육군 제60보병사단 정비대대에서 근무 중인 이호윤 일병(1989년생)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우측 간 60%를 떼어 내 아버지 이은식 씨(1957년생)에게 이식하는 13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현재 두 사람은 일반 병실에서 건강하게 회복중이다.

아버지 이은식 씨는 간경화로 투병 중이었으며, 약물치료를 하던 중 병이 간암으로 악화됐고, 의료진에게서 간 이식 외에는 회생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호윤 일병은 휴가 중이었던 1월 29일, 아버지에게 간이식이 시급하다는 것을 들었다.

빨리 이식을 받아야 다른 장기로 암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수일 내에 간 기증을 결심한 이호윤 일병은 군으로 복귀한 후 간 이식 적합판정을 받은 뒤 한 달 간의 휴가를 내고 지난 16일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을 집도했던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김동구 교수(이식외과)는 “수술은 잘 되었으며, 아들은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 역시 아들의 효심 때문인지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밝혔다.

이일병은 “제 간을 이식받는다는 말을 들으면, 아버지가 이식 수술을 거부할까 간 기증을 몰래 하려고 했는데 결국 알려지고 말았네요.” 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평소 무뚝뚝함 속에 서로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품고 있던 부자 사이는 이제 몸의 일부를 나누어 가진 가장 가까운 관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