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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존엄사 김 할머니 사망, 향후 풀어야할 과제 많아!

“수억원대 의료과오 소송 결과 및 존엄사 논란 불씨 남아”

대법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판결에 의거 지난 6월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김 할머니(79)가 지난 10일 별세한 가운데 향 후 세브란스병원과 의료계에는 적지않은 과제가 남았다.

우선 김 할머니가 인공호흡기 제거 후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영양 및 수분공급을 비롯한 항생제 투여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례를 진정한 의미의 존엄사로 보고 이를 다른 환자들의 연명치료 중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할머니의 뇌사를 야기한 폐조직검사에서의 세브란스병원의 의료과오 여부를 입증할 부검이 11일 오전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진정한 의미의 존엄사, 여전히 숙제로 남아

김 할머니에 대한 대법원의 연명치료 중단 결정은 국내 첫 존엄사로 불리며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의료계를 비롯한 학계와 국회에서 이에 대한 허용 범위 및 입법논의를 촉발시켜 의료계에서의 연명치료 치료 중지에 대한 기본원칙과 주요내용, 절차 등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데 중요한 단초로 작용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 제거 후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영양 및 수분공급을 비롯한 항생제 투여 받은 것으로 알려져 진정한 의미의 존엄사와는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존엄사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세브란스병원은 김 할머니의 사례를 두고 연명치료중단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수차례 밝힌바 있다. 이는 연명치료 중단은 영양공급, 수분공급, 항생제 치료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하는데, 김 할머니의 경우 호흡기만 제거했기 때문이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지난 10일 진행된 김 할머니 사망관련 공식 브리핑에서도 이와 같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즉, 존엄사란 것은 지난번에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을 때처럼 말기환자에게 다른 조치 없이 돌아가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게 해당된다는 것이다.

박 의료원장은 또한 식물인간의 경우 존엄사보다 연명치료중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고, 김 할머니는 연명치료 중 인공호흡기만 제거한 경우이므로 이에 존엄사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적철치 않고, 연명치료중단으로 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 뇌사, 의료과실 입증여부 밝힐 부검결과 촉각

김 할머니 측은 지난 6월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할머니의 의식불명 상태를 야기한 폐조직 검사에서의 의료진의 과실 여부와 인공호흡기 삽관술의 의료과오에 대한 1억 4천여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접수한바 있다.

인공호흡기 삽관술에 대한 의료과오 소송은 김 할머니가 쇼크 상태에 빠졌을 당시 처음 한 달 간은 인공호흡기를 삽관했어야 했는 것에 동의 하지만 이 후 자발호흡에 관한 테스트 없이 15개월간 이를 지속 시킨데 대한 병원측의 과잉진료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및 김 할머니 보호자 측에 따르면 11일 오전 검찰은 할머니의 의식불명 상태를 야기 시킨 지난해 2월 입원 직후 실시한 폐 조직검사의 의료과실 여부를 가리는 부검을 진행한다.

부검 결과는 의료진의 형사기소 여부와 현재까지 미납 상태로 남아있는 3억여원 상당의 병원비 및 김 할머니측이 제기한 1억 4천여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결과를 판가름 짓게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세브란스병원 측은 “의료과실 여부는 부검 후 확실히 하겠지만 김 할머니에게 다발성 골수종이 있는 것을 어느정도 확인했다. 골수검사를 해야하는데 가족들의 반대로 하지 못했다. 부검을 통해 명확하게 판결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3억여원 정도로 알려진 그동안의 김 할머니 치료비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산이 안 된 상황이다. 치료비 소재는 법적인 문제이기에 뭐라 이야기 할 수 없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김 할머니 측 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가족들은 부검을 원하지 않지만 검찰 조사에 필요해서 하는 것이기에 진행되는 사항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병원비 등 손해배상청구 향방이 정확히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