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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수유중 약물복용, 모유수유 중단할 필요 없어”

제일병원, 부작용 사례 ‘0건’…막연한 두려움 여전해

산모가 급성질환ㆍ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약물을 복용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때 산모의 고민은 모유수유를 통해 아기에게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다.

그런데 최근 수유중인 산모가 약물을 복용했더라도 약물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은매우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산모는 약물복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이 모유수유를 중단하지 말고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마더리스크프로그램 한정열 교수팀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004~2008년 제일병원 마더리스크-콜센터를 통해서 수유 중 약물상담했던 575명중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291명의 모-아쌍(mother-infant pairs)을 대상으로 ‘모유수유부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위험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약물복용 후 아기에서의 부작용이 나타난 빈도는 1.7%(n=5/291)에 불과했으며 이 역시 무른변(n=4), 졸리움(n=1)으로 모유수유 동안 자연히 회복됐다. 연구팀은 “조사결과 산모가 약물복용 중 모유수유를 지속했더라도 아기에게 치료가 필요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에 의료진은 산모가 급성질환ㆍ만성질환으로 어쩔 수 없이 약물복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무작정 모유수유를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전문가와의 상담에도 불구하고 약물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유수유부의 10%(n=29/291)는 수유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로 약물을 처방받은 산모들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비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모유수유의 장점들에 대한 홍보와 수유에 대한 산전 교육이 활성화 되면서 국내의 모유 수유를 시도하는 비율은 제일병원 설문조사결과 약 90%로 예전에 비해 상당히 증가됐다.

하지만 완전모유 수유율은 여전히 40% 이하로 보고되고 있다.

결국 모유수유의 장점을 알고 모유수유를 계획하는 약 절반의 산모에서 그 시도가 중단되는데 이러한 중단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수유 중 약물 복용에 기인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수유 중 금기가 되는 약물은 실제로 많지 않으며 대부분의 약물이 모유수유 시 신생아의 건강에 큰 해가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모자신, 심지어는 의료진들도 수유 중 약물 복용에 대해 과도한 우려를 표시하며 그 결과로 많은 장점을 가진 모유수유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약을 꼭 복용해야 하는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젖을 먹이기 위해서 질병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반대로 약을 먹기 때문에 수유를 할 수 없다고 혼자서 결정하는 것은 질병의 치료와 아기의 건강을 위하는 관점에서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며 “주치의나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산모자신 및 아기의 건강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교수는 약 복용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약을 복용하지 않고 증상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 가령 코가 막힐 때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근육통이 있는 경우 마사지를 받거나 할 수 있다.

만약 약물 복용이 불가피 하다면 가능하면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처방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스테로이들 사용해야 하는 경구용 보다는 흡입용을 사용할 수 있는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약을 처방 받은 수유부는 약물 복용을 가능하면 수유 직후에 하거나 아기가 긴 잠을 자기 전 수유 후 복용하는 것이 모유 내 약물 축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