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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오진 투성 건강검진, 형식진료 등 문제 많아”

KBS 소비자고발, ‘믿지 못할 건강검진 실태’ 적발

암과 같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점에서 건강검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의료기관의 경우 장비와 인력부족에 따른 형식적인 진료로 오진률을 높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KBS 시사프로그램 소비자고발은 지난 10일 ‘믿지못할 건강검진 실태’편을 통해 건강검진의 오진으로 생사의 위기에 놓인 환자들의 사례와 그 원인을 집중 조명했다.

제작진이 찾은 만성위궤양을 앓고 있던 62살의 한 여성은 수년 간 건강검진을 받아오며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왔지만 최근에야 자신이 위암 말기인 사실을 알게 됐다.

제작진 확인 결과, 이 여성의 암은 몇 해 전 이미 발병 됐으나 건강검진에서 실시했던 위 내시경과 조직검사에서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검진에서 폐결핵을 진단 받은 또 다른 여성환자는 얼마전 폐암으로 사망했다. 이 역시 미숙한 검진이 불러온 참담한 결과였다.

회갑을 기념해 자녀들로부터 건강검진을 선물 받은 한 중년 여성은 의료진의 허술한 검진으로 대장내시경을 하던 중 장에 구멍이 생겨 결국 급성 복막염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제작진은 이와 같은 결과는 건강검진을 하는 사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내시경 장비와 인력, 그리고 관리의 허술함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성인 남녀의 무료건강검진의 경우 그 규모에 비해 관리 미흡해 특히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소비자원에 따르면 해마다 검진 소비자 피해 상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이와 같은 검진의 피해는 각 의원과 중소병원, 대형병원 가릴 것 없이 모두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비해 검진기구와 관리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제작진이 찾은 건강보험공단 지정 건강검진 의원은 시력과 청력, 체중, 심전도 등의 기본검사를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것은 물론, 엑스레이와 부인과 검사도 채 20분을 넘기지 않았다.

또한 위 내시경 검사는 1분 30여 초 만에 끝이 났고, 이를 집도한 의사는 자세한 설명 없이 차후 검사결과지를 확인하라는 무성의한 대답만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와 같은 풍경은 수도권에서도 벌어졌다. 엑스레이, 체중, 혈액, 심전도 검사는 검진 시작 20분 만에 끝났다. 또한 청결해야 할 내시경 실은 쓰레기와 시술에 썼던 비닐장갑, 천, 휴지 등으로 어지러져 있는 상태였다.

병원 내시경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제보자는 “위생상태 불량한 곳에서도 내시경 검진이 이뤄지고, 이것이 마무리 된 후에는 형식적인 한번의 세척을 거치고 다시 재사용한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소비자원은 “내시경 시술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지난 2002년에 61건에 비해 2008년에는 약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의료진의 숙련도를 높이고 시술상 주의해 검진의 오진률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