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복단지 ‘후폭풍’…탈락지역-정치권 연일 비판

탈락 지자체, 독자적 단지 조성 등 후속대책 마련에 부심

대구 신서지역과 충북 오송지역이 지난 10일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됐다. 단지선정 곧바로 복수로 선정한 것을 두고 뒷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에서 떨어진 지자체들은 독자적으로 의료산업단지를 조성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경기도는 물론, 강원도, 대전 등은 직접 의료산업단지를 조성해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겨뤄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젠 모두가 힘을 모아 도와야 할 때”

그러나 이제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선정에 다소 문제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이상훈 교수는 “단지가 선정됐으면 이젠 잘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선정과정의 문제는 덮어두고 잘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초 정부가 한 지역을 선정한다고 했던 것과는 달리 복수로 선정돼 예산이 둘로 나누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상훈 교수는 “지역이 두 개로 나누어지면 지원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엔 지자체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성공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선정에서 떨어진 지자체들이 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선정에서 탈락한 지자체들의 움직임을 두고 ‘중앙정부와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과는 사뭇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이상훈 교수는 “비록 지자체들이 선정에서 떨어져 지금과 같은 행보는 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바람직한 현상으로 본다”면서, “정부의 지원 없이도 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해 성공한다면 그 또한 지자체의 경쟁력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일반적인 해석과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선정에서 탈락한 지자체들의 이 같은 행보가 경쟁과열, 혹은 중복투자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훈 교수는 “지자체끼리의 경쟁이 결국엔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비판…여당의원은 지역구 따라 평가 달라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을 두고 탈락한 지역의 불만도 불만이지만 정치권도 연일 선정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여당인 한나라당도 예외는 아니다. 거기다 단일 지역에서 복수로 선정되는 바람에 지원예산도 절반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먼저, 야당인 민주당은 13일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한 곳만 선정하려던 방침을 갑자기 바꿔 대구 경북과 충북 오송을 선정했다”며, “이러한 결과에 탈락한 지자체들은 ‘원칙 없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조차 “대구 경북 지역이 1위를 하도록 선정 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 의혹에 대한 지자체와 여론의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임에도 주무부서인 전재희 장관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지자체의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두 곳을 선정한 이유를 합리적으로 해명하고 선정 과정과 평가 결과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을 두고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과 다름 점이 있다면 각 의원들의 지역구에 따라 선정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강원도 원주)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번 결과는 “정치적 야합”이라고 규정하며 정부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계진 의원은 13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형식은 공모를 해놓고 내용은 정치적인 고려를 했다”며 “준비된 원주를 제외하고서 준비도 안 되고 그야말로 막말로 하면 말뚝만 박아놨다는 대구를 최고점으로 선정해놓고 이것을 국토균형발전에 입각했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선정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대구 지역구를 가진 같은 당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은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 분야를 대구로 유치해야 한다. 충북 오송 예산의 2배 이상은 대구로 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역구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성영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을 들은 충북 오송지역은 기분 좋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굳이 강력하게 항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여러 가지 말들에 대해 충북도청 관계자는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지역적으로 보더라도 차이가 있다. 결국엔 결과가 말해 주는 것”이라며, “대구가 핵심 사업을 가져간다 해도 결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은 결국 민간기업의 참여에 달려있다고 본다. 민간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성공은 쉽지 않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구역시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현 실태에 특별한 대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대구광역시 관계자는 “이제 첫발을 내딛은 단계이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생각이 있어 복수로 선정하지 않았겠는가. 충북 오송과는 경쟁과 상호보완을 통해 성공의 발판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