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병의원, 경영실속 없었다”

경기침체 후 가입의원 탈퇴 분위기‥비용대비 효과에 회의

의료기관의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각광받아 오던 네트워크 병원이 지난해 하반기 경기침제를 기점으로 회원 탈퇴 가속화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트워크 가입했던 소규모 병·의원들이 차별화 전략 부재와 의료이익 감소를 이유로 탈퇴를 감행하고 있다.

허우대만 멀쩡한 브랜드 이미지 승부, 경영에 실속 없었다

경기도의 A의원은 얼마 전 네트워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병원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홀로 경영을 책임진다는 불안감에 몇 해 전 수천만 원의 가입비를 내고 네트워크에 가입했지만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감으로 변질됐다.

A의원 관계자는 “처음에는 브랜드 공유에서 오는 소속감과 마케팅 기법이 어느 정도 주효하는 듯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는 네트워크의 화려한 겉모습일 뿐 실질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에 있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임상의 질인데,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임상 교육은 유명 강사나 임상사례가 많은 이가 아닌 회원 병원의 의사를 대동하는 등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한 “네트워크에서 제시하는 경영 툴은 지역적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모형과 브랜드 이미지만 향상 시킬려는 노력만 하고 있어 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이나 삼성병원처럼 인지도와 브랜드가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의원에서 네트워크로 지역민에게 어필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네트워크를 탈퇴한 B치과의원 관계자는 의원의 경제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 네트워크 회비의 불합리한 계약 조건을 지적했다.

관계자는 “네트워크의 경우 수입원이 회원들의 가입비와 월회비 인데 각 회원들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지 못한 채 책정돼 있어 이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치과네트워크 월회비의 경우 체어수와 의사수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의원의 경영이 원활하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환자가 줄어들면 병원 매출이 저조해져 결국 연체를 하게 돼 경영의 악순환을 야기 시킨다는 것.

그는 또한 네트워크 병원의 회원관리의 허술함에도 비판을 가했다.

관계자는 “네트워크에서 정기적으로 주관하는 행사나 모임에 참여했을 때 잘 참여하라고 독려하고, 경영 활성화를 위해 파이팅을 외치는 것이 전부였다”며 이것이 관리라면 탈퇴는 당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전공유 및 비용대비 효과 확실해야 회원 이탈 막을 수 있어

그러나 사실 이 같은 회원 탈퇴 현상은 ‘네트워크’의 등장 이후 꾸준히 반복해오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의료경영 컨설턴트 전문기업 지오사랑 박병석 본부장은 “네트워크에 가입한 의료기관들의 탈퇴는 과거에도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나타난 시기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라고 전했다.

그는 “네트워크의 회원 관리 부재 뿐 아니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위축 등으로 실질적인 소비가 감소하고 이에 민감한 비급여 진료과의 의료소비도 위축 됨에 따라 의료이익도 줄어들었다”며 이는 네트워크를 탈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석 본부장은 이와 같은 네트워크 회원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네트워크의 가입이나 조직구성 이전에 네트워크에 가입 또는 구성을 해야 하는 명확한 목표와 참여병원간의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네트워크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익과 비용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심어주도록 노력하고 회원에게 신뢰를 주는 핵심역량과 운영시스템 보유가 필요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또한 병원운영진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운영주체와 각 병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새로운 의술에 대한 학습과 공유를 통해 네트워크 전체의 역량과 전문성을 높여야만 네트워크도 성장하고, 회원들의 이탈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